실태 파악되면 피해규모 더 늘듯…"한국인 피해 보고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휴양지인 롬복 섬 북부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北) 롬복 리젠시(군·郡)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나 "현재까지 지역 내에서 최소 3명이 숨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역에선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후 7시 46분께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가 초래됐다.
북롬복 바얀 지역 스나루 마을에 사는 주민 아흐맛 조흐리는 "(집들이) 모조리 내려앉았다. 전기는 끊기고 구급차도 오지 않고 있다"면서 "다들 겁에 질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롬복 섬 동부와 tvN '윤식당'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은 길리 트라왕안 섬 등 여타 지역도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 트라왕안 섬에 있다는 한국인 관광객은 "건물이 다수 무너지고 전기가 끊겼다. 사람들은 쓰나미가 밀어닥칠 수 있다며 산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적십자(PMI)가 현지 주민 2명과 자원봉사자 4명 등 6명이 다쳐 의료시설로 옮겼다고 밝히는 등 섬 곳곳에선 부상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정전으로 인한 혼란을 고려하면, 실태 파악이 진행될수록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진 발생 지점과 50㎞가량 떨어진 롬복 섬의 중심 도시 마타람과 이웃 발리 섬에서도 건물 붕괴와 파편 낙하 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공항 등 주요 시설은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과 정전으로 이용객과 직원이 전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던 롬복 프라야 국제공항은 40여 분 만에 운영을 정상화했다.
롬복과 인접한 발리 섬의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은 터미널 천장 패널이 바닥에 떨어지는 등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점검 결과 활주로 등 핵심 시설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 당국자는 "주택이 무너지거나 벽에 금이 가지 않았다면 귀가해도 안전하다. 해안가 주민 역시 쓰나미 경보가 해제된 만큼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날 오후 8시 49분께 5.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20여 차례의 여진이 뒤따르자 섣불리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주변 공터에 모여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롬복 섬에선 지난달 29일에도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국인 사상자가 나왔다는 신고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