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35㎞ 달해 현존 최장 '영불 해협 터널'의 3배 넘어
"대만 반대 고려 안 한 백일몽 불과" 비판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하나의 중국'을 부르짖는 중국 정부가 대만과 연결되는 세계 최장 해저 터널을 뚫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기관인 중국공정원의 지원을 받은 한 연구팀은 중국 푸젠(福建) 성 핑탄(平潭) 현에서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 신주(新竹) 시를 연결하는 길이 135km의 해저 터널 설계안을 지난해 완성했다.
핑탄 현은 대만과의 교류 강화를 위해 2013년 중국 정부에 의해 시범 자유무역지대로 선정됐으며, 신주 시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 인근의 해안 도시이다.
이 터널이 완성되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길이 37.9㎞ '영불 해협 터널'의 3배가 넘는 세계 최장 해저 터널이 된다.
140억 달러(약 16조원)의 자금이 투입돼 6년의 공사 끝에 1994년 완공된 영불 해협 터널은 '20세기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중국 정부 연구소의 한 과학자는 "대만해협 터널은 21세기의 가장 거대하고 야심 찬 엔지니어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을 잇는 해저 터널은 3개의 별도 터널로 구성된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시속 250㎞의 열차가 다니는 2개의 터널과 함께 전력선, 통신 케이블, 비상 통로 등을 포함한 1개의 터널로 이뤄진다.
대만해협의 중간에는 해저 터널 안으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기 위한 설비가 놓일 인공섬이 조성될 예정이다.
해저 터널을 보조하기 위해 푸젠 성 핑탄 현에서 푸칭(福淸) 시를 잇는 길이 11㎞의 해저 자동차 터널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 정부는 본토와 대만을 연결하는 해저 터널을 2030년까지 완공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러한 낙관론을 비웃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한 후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과연 이 프로젝트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중국교통대학의 자오젠 교수는 "대만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건설을 강행할 경우 대만의 반중국 정서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중국과 대만) 양안 간 불화를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분의 대만인이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 상하이(上海)나 난징(南京) 등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양안을 잇는 해저 철도 터널을 이용할 승객 수요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대만해협 해저의 암반이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두 개의 지진 단층마저 있어 프로젝트 완공은 2030년이 아닌, 2050년은 돼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하나의 중국'을 부르짖는 중국 정부가 상징적인 조치로서 해저 터널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상하이 퉁지(同濟)대학의 저허화 교수는 "중국 정부가 대만 통일을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일방적으로 대만해협 터널 프로젝트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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