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국경서 지뢰폭발로 베네수엘라 군인 1명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한 드론(무인기) 폭탄 암살기도의 배후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사이버 보안 시설 개막식에서 "어제 내가 미국의 정보기관과 대통령 암살 음모를 세운 베네수엘라 우익 세력과 연계됐다는 기이한 주장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제발 터무니없는 비난을 그만두라"고 밝혔다고 카라콜 TV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주장은 광기의 절정이라고 생각해 대응하지 않았는데 내가 틀렸다"며 "상황을 단순 명료하게 정리하자면 당시에 난 암살기도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반세기 넘게 계속된 내전을 끝내기 위해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친미 성향의 산토스 대통령은 7일 임기를 마친다.
앞서 산토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마두로 대통령이여 걱정하지 마라"면서 "드론 암살 미수 사건 당일 나는 손녀딸 셀레스테의 세례식이라는 더 중요한 일 때문에 바빴다"고 적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4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서 연설하던 중 드론(무인기)가 연단 근처 공중에서 폭발하자 긴급 대피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사건 직후 이번 암살기도의 배후로 산토스 대통령을 비롯한 콜롬비아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우익 세력을 지목했다.
이에 콜롬비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 "산토스 대통령이 이번 암살기도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근거없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항상 그랬던 듯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콜롬비아를 비난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는 산토스 대통령을 비롯해 콜롬비아 정부와 국민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했다.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전날 콜롬비아와의 국경 지대인 베네수엘라 북동부 카타툼보 지역에서 군 순찰 트럭이 지뢰를 터트려 베네수엘라 군인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드론 암살 미수 사건을 규탄하려고 수도 카라카스에서 개최된 정부 지지자들의 집회 말미에 연설을 할 예정이었으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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