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서 역대 2번째 큰 산불…트럼프 "나쁜 환경법 탓"

입력 2018-08-07 06:53   수정 2018-08-07 10:51

美 캘리포니아서 역대 2번째 큰 산불…트럼프 "나쁜 환경법 탓"
요세미티 국립공원 일부 무기한 폐쇄…전기회사 직원 화마에 희생
트럼프 "태평양으로 물 흘려보내"…소방국 "진화할 물 충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북쪽 멘도치노 국유림에서 일어난 산불이 주(州)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산불로 번졌다.
6일(현지시간) 미언론에 따르면 '멘도치노 콤플렉스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은 이날 오전까지 27만3천600에이커(약 1천107㎢)의 산림을 태웠다.
서울시 면적(605㎢)의 1.82배에 해당하는 넓이다. 미국 도시로는 로스앤젤레스(LA·30만 에이커) 만한 크기다.


이 산불은 지난해 연말 샌타바버라, 벤추라 등을 태워 캘리포니아 주 역대 최대 산불로 기록된 토머스 산불(28만1천 에이커)에 이어 두 번째로 피해 면적이 크다.
산불이 태운 지역이 대부분 산림 지대여서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이 산불은 쌍둥이 화재 형태로 두 곳에서 발화해 피해 면적이 컸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산불 진화율이 현재 30%로, 오는 15일까지는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명피해가 많이 나온 샌프란시스코 북쪽 소도시 레딩의 '카 파이어'는 7번째 사망자를 냈다.
지난 주말 현장 작업 중이던 전기회사 퍼시픽 가스&엘릭트릭 소속 근로자가 화마에 희생됐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앞서 카 파이어로 증조 할머니와 증손주 남매를 비롯해 6명이 숨졌다.
카 파이어는 현재 16만3천 에이커를 태우고 4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가옥과 건물 1천600여 채가 전소했다.
소도시 레딩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4만 명이 대피했다가 현재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다.
발화 3주째를 맞은 캘리포니아 주 명승지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의 퍼거슨 파이어도 여전히 30% 안팎의 진화율에 머무는 가운데 국립공원 관리국 측은 요세미티 밸리 등 인기 관광지역을 부분적으로 무기한 폐쇄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의 켄 핌롯 국장은 "산불 시즌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 전역에서 지금까지 산불로 510만 에이커(2만638㎢)가 불에 탔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인 110만 에이커의 거의 5배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으로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지역을 연방 차원의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는 주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연방의 인력·재정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위터에 "캘리포니아 산불은 나쁜 환경법률에 의해 확대되고 훨씬 더 악화했다. 그 법률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수자원을 적절히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캘리포니아 주의 환경 관련 법률을 지칭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게도 물이 태평양으로 흘러들고 있다. 또한 산불 확산을 멈추게 하려면 나무들도 치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벌목업체에 대해 산림보호를 이유로 강한 규제를 하는 캘리포니아 주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적절한 벌목으로 산림의 밀도를 줄이는 것이 산불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이 산불을 진화하는 데 쓰는 수자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점을 엉뚱한 곳에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파이어(캘리포니아 소방국) 부국장 대이널 벌랜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산불과 맞서 싸울 물은 충분하다. 파괴적인 산불을 만드는 건 온난화 문제"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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