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9천년전 그물추 정선 동굴서 발견…"인류 최고"(종합)
구석기 4개 문화층서 그물추 14점, 물고기 등뼈 20점 나와
인류 손가락 마디뼈도 출토…"DNA 검사하면 추가 정보 알 것"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강원도 정선 매둔동굴에서 후기 구석기시대(약 4만년 전∼1만년 전)인 2만9천년 전 무렵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추가 발견됐다.
연세대박물관(관장 한창균)은 지난 6월부터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 소재 석회암 동굴인 매둔동굴에서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4개층으로 나뉜 구석기시대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에서 그물추 14점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그물추는 가장 위에 있는 1층에서 3점, 2층에서 1점, 3층에서 10점이 나왔다. 3층에서는 새 주둥이처럼 끝이 뾰족한 부릿날 석기와 격지(剝片·몸돌에서 떼어낸 돌조각)가 함께 출토됐다.
그물추는 대부분 석회암으로 된 작은 자갈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판판한 받침돌인 모룻돌에 자갈을 올린 뒤 망치로 때려내는 모루망치떼기 방법으로 제작됐다. 최대 길이는 37∼56㎜, 무게는 14∼52g이다.
박물관은 3층 하부에서 수습한 숯 조각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2만8천550∼2만9천460년 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석기시대 1∼3층에서는 길이가 1∼2㎜인 작은 물고기 등뼈 화석 20점이 나왔다. 이는 민물고기인 참마자나 피라미 등뼈와 비슷한 크기다.
한창균 관장은 "4층 하부 경계에서 찾은 숯을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가 3만년 전으로 나왔기 때문에 3층 연대 측정 결과도 상당히 믿을 만하다고 본다"며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매둔동굴에서 나온 그물추는 인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유물 중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그물추"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일본 후쿠이현 도리하마 패총과 충북 청주 사천동 재너머들 유적에서 확인된 약 1만년 전 그물추가 최고(最古) 유물로 알려졌다"며 "핀란드와 러시아 접경지대에서는 버드나무속 껍질로 만든 약 9천년 전 그물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티모르에서는 4만2천년 전 참치 뼈가 발견됐지만, 그물 관련 유물은 없었다"며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2만3천년 전 낚싯바늘이 출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기 구석기시대에 다양한 방식으로 어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석기시대는 수렵과 채집, 신석기시대는 농경으로 도식화하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관장은 "후기 구석기시대에 그물로 어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당시 인류가 어떻게 음식을 조달하고 먹었는지 아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구석기시대 문화층 1층 상부에서는 둘째 혹은 셋째 손가락 세 번째 마디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 크기 인골이 나왔다.
한 관장은 "1층은 아직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하지 않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며 "유전자(DNA) 검사를 하면 추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NA를 확보하면 한반도 인류 정보를 밝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앞서 매둔동굴에서는 화덕 자리 주변에서 신석기시대 인류 아래턱뼈도 출토된 바가 있다.
이외에도 사슴·노루·사향노루·산양·곰·갈밭쥐·비단털쥐·박쥐 화석과 새 뼈가 출토됐다.
연세대박물관이 2016년부터 연차 조사 중인 매둔동굴은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발원한 지장천 인근에 있으며, 수직 절벽 가운데에 남향으로 뚫려 있다. 길이는 25m이며, 너비와 높이는 최고 15m와 8.5m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구석기 4개 문화층서 그물추 14점, 물고기 등뼈 20점 나와
인류 손가락 마디뼈도 출토…"DNA 검사하면 추가 정보 알 것"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강원도 정선 매둔동굴에서 후기 구석기시대(약 4만년 전∼1만년 전)인 2만9천년 전 무렵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추가 발견됐다.
연세대박물관(관장 한창균)은 지난 6월부터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 소재 석회암 동굴인 매둔동굴에서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4개층으로 나뉜 구석기시대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에서 그물추 14점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그물추는 가장 위에 있는 1층에서 3점, 2층에서 1점, 3층에서 10점이 나왔다. 3층에서는 새 주둥이처럼 끝이 뾰족한 부릿날 석기와 격지(剝片·몸돌에서 떼어낸 돌조각)가 함께 출토됐다.
그물추는 대부분 석회암으로 된 작은 자갈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판판한 받침돌인 모룻돌에 자갈을 올린 뒤 망치로 때려내는 모루망치떼기 방법으로 제작됐다. 최대 길이는 37∼56㎜, 무게는 14∼52g이다.
박물관은 3층 하부에서 수습한 숯 조각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2만8천550∼2만9천460년 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석기시대 1∼3층에서는 길이가 1∼2㎜인 작은 물고기 등뼈 화석 20점이 나왔다. 이는 민물고기인 참마자나 피라미 등뼈와 비슷한 크기다.
한창균 관장은 "4층 하부 경계에서 찾은 숯을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가 3만년 전으로 나왔기 때문에 3층 연대 측정 결과도 상당히 믿을 만하다고 본다"며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매둔동굴에서 나온 그물추는 인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유물 중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그물추"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일본 후쿠이현 도리하마 패총과 충북 청주 사천동 재너머들 유적에서 확인된 약 1만년 전 그물추가 최고(最古) 유물로 알려졌다"며 "핀란드와 러시아 접경지대에서는 버드나무속 껍질로 만든 약 9천년 전 그물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티모르에서는 4만2천년 전 참치 뼈가 발견됐지만, 그물 관련 유물은 없었다"며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2만3천년 전 낚싯바늘이 출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기 구석기시대에 다양한 방식으로 어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석기시대는 수렵과 채집, 신석기시대는 농경으로 도식화하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관장은 "후기 구석기시대에 그물로 어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당시 인류가 어떻게 음식을 조달하고 먹었는지 아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구석기시대 문화층 1층 상부에서는 둘째 혹은 셋째 손가락 세 번째 마디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 크기 인골이 나왔다.
한 관장은 "1층은 아직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하지 않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며 "유전자(DNA) 검사를 하면 추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NA를 확보하면 한반도 인류 정보를 밝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앞서 매둔동굴에서는 화덕 자리 주변에서 신석기시대 인류 아래턱뼈도 출토된 바가 있다.
이외에도 사슴·노루·사향노루·산양·곰·갈밭쥐·비단털쥐·박쥐 화석과 새 뼈가 출토됐다.
연세대박물관이 2016년부터 연차 조사 중인 매둔동굴은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발원한 지장천 인근에 있으며, 수직 절벽 가운데에 남향으로 뚫려 있다. 길이는 25m이며, 너비와 높이는 최고 15m와 8.5m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