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불안감 조장하는 '제주실종' 게시물…"모두 허위"

입력 2018-08-0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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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불안감 조장하는 '제주실종' 게시물…"모두 허위"
5건 변사 사례 중 2건 가공 사건·3건 사인 확인
'난민 범죄' 몰아가기…제주경찰 "내국인 상대 난민 범죄 0건"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최근 출처를 알 수 없는 '제주 연쇄 실종' 게시물이 온라인을 떠돌며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 난민 받은 이후로 한 달 동안 여성 6명 실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지난 6월 7일부터 7월 25일까지 여성 변사체 발견 사례를 나열하면서 해시태그(#)와 함께 '제주도여성실종사건', '제주도여성안전권보장하라'라는 문구를 곁들였다. 총 6건의 여성 변사 사례를 제시했으나 중복 사례를 빼면 5건이다.




제주 경찰에 확인한 결과, 이 게시물에 등장한 변사 사건 5건 중 2건은 거짓이며, 실제로 발견된 변사체도 모두 타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시글에서 6월 30일 30대 여성이 한림항에서, 7월 25일 30대 여성이 세화해수욕장에서 각각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6월 7일 한림항 변사사건의 경우 단란주점에서 근무하던 여성이 직장에서 술을 마시다가 항구로 이동하는 모습이 CCTV를 통해 확인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이 여성이 실족해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타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6월 13일 50대 여성 변사사건 역시 사망 원인은 익사였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이 여성이 홀로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포착했으며 부검 결과 타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7월 13일 밭일을 하다 숨진 50대 여성은 내인성 급사(돌연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부검 결과 간에서 알코올 성분이 검출됐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이 게시물이 최근 가족 캠핑 중 사라졌다가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사건과 맞물려 마치 사실인 양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게시물 작성자는 "제주도가 정말 위험하다. 가만히 있으면 제주도뿐 아니라 한국 전체가 난민으로 위장한 사람들에게 먹힐 것"이라며 마치 난민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편견을 부추겼다.
다른 사람들 역시 댓글을 통해 "무섭다. 제주도에 가지 말아야겠다",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 많은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에서 난민신청자끼리 서로 다툼을 벌여 폭행한 사건은 있었지만, 난민이나 난민신청자가 내국인에게 범죄를 저질러 신고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제주 경찰청은 "오히려 지난 6월 예멘 출신 난민이 호텔 맞은편 도로에서 현금 55만원이 들어있는 남성용 지갑을 주워 경찰에 신고한 '미담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내 외국인 형사 피의자는 외국인 체류자 증가와 비례해 늘고 있는데, 중국 출신이 대다수를 점한다.
제주도 외국인 피의자 수는 2013년 299명에서 2014년 333명, 2015년 393명으로 완만히 증가한 뒤 2016년 649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2017년에는 644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2013년 134명, 2014년 194명, 2015년 250명, 2016년 465명, 2017년 436명으로 매년 전체 외국인 피의자의 40∼70% 이상을 차지했다.
제주도 입국 난민신청자가 급증한 올해 상반기에는 외국인 피의자 수가 모두 292명이었는데, 역시 중국인이 208명으로 71%에 달했고 베트남(16명), 대만(12명), 말레이시아(8명), 미국(5명), 필리핀(5명) 출신 등이 뒤를 이었다.

<YNAPHOTO path='PYH2018062911800005600_P2.jpg' id='PYH20180629118000056' title='상담하는 예멘 난민신청자' caption='(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한 예멘 난민 신청자가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 관계자와 인권상담을 하고 있다. 2018.6.29<br>jihopark@yna.co.kr'/>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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