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동물 노화, 장수 유전자 규명 등에 도움 될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아프리카 동부의 열대 건조 지역에 사는 킬리피시(killifish) 일종인 '아프리칸 애뉴얼 피시(African annual fish)' 가 알에서 부화한 뒤 2주 만에 성체가 돼 생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로 척추동물 중에서는 성체가 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체코학술원 척추생물연구소의 마틴 라이처드 박사 연구팀은 모잠비크 사바나에서 1㎜의 알에서 부화한 킬리피시가 2주 만에 4~5㎝의 성체가 돼 알을 낳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공개했다.
킬리피시는 성체가 되는 과정은 무척 빠르지만, 배아 단계에서는 환경 조건이 적합하지 않으면 곰이 동면하는 것처럼 비가 오기를 기다리며 마른 흙 속에서 휴면 상태를 유지한다.
비가 오면 이를 신호로 사흘 만에 알에서 부화하고 14~15일 안에 성체가 되며, 웅덩이 물이 바르기 전에 알을 낳는다.
라이처드 박사는 "킬리피시 일부 개체는 특정 조건에서 급속히 성장해 생식능력을 갖춘다"면서 "이런 급속한 성체화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라고 했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성체가 되는 기간이 환경조건이 적합할 때는 10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킬리피시 연구를 통해 인간을 비롯한 다른 척추동물의 노화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를 찾거나 연령대에 맞춰 약효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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