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이 끝난 뒤 수도 서울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우리나라 모든 변화의 중심이던 서울은 전쟁 후에도 남한의 사회변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시대를 산 시민들은 오히려 더 피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전쟁이 서울의 변화에 미친 각종 영향을 주제별로 조명한 연구서 '6·25전쟁과 1950년대 서울의 사회변동'을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교량·도로 재건과 관련해서는 정부·서울시의 사업 추진뿐 아니라 예산 일부를 시민 보조금과 차량 소유주의 도로손상부담금으로 충당한 일, 도로 확장에 따른 주택 철거로 가중된 시민 부담, 보수 자재 충당을 위해 서울에 건립된 아스팔트 공장, 인도교 복구 과정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자세로 시민이 감수한 위험과 불편 등 내용이 실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활용한 북진통일과 휴전 반대 구호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시민 구호·귀환 대책, 집값과 물가 폭등이 불러온 궁핍한 시민 삶의 악순환 같은 내용도 담겼다.
구호물자가 도입되면서 달라진 식생활 변화를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다. 한편에서는 전통 식생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서양식 외래 요리법을 추구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구호물자로 전통의 익숙한 맛을 재현하려고 시도했다.
이 밖에도 정부의 핵심 구호사업 중 하나였지만 비리로 얼룩진 미아리 난민정착사업, 구호물자 도입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 전쟁 기간 북한의 서울시 점령정책, 전쟁고아와 부랑아의 발생과 정부 대책, 용산 미군기지 설치와 이에 따른 용산 지역의 변화 등을 다룬 논문도 수록됐다.
서울시는 이 책을 서울의 공공도서관에 무상으로 배포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할 수 있게 했다. 구매를 원하면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 서울책방에서 1만원에 살 수 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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