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추진…주가요동·어닝시즌 압박·회사공격 이유 들어
(로스앤젤레스·뉴욕=연합뉴스) 옥철 이귀원 특파원 =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7일(현지시간)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약 47만 원)에 비공개회사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돼 있다"라고 밝혔다.
머스크의 트윗은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의 현 주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주식을 공개 매수한뒤 상장 폐지함으로써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윗 직후 블로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아직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앞으로의 최선의 길이다. 테슬라가 가장 잘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비공개회사로의 전환 검토를 재확인했다.
머스크는 "공개회사로서 우리는 모두가 주주인 테슬라 직원들에게 큰 혼란을 주는 거친 주가요동의 대상이 되고 있고, 공개회사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옳지는 않으면서도 해당 분기에서는 옳을 수 있는 결정을 하도록 압박하는 분기 어닝 사이클의 대상이 되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공개회사는 회사를 공격할 인센티브를 가진 다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창립한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거론하면서 "스페이스X가 완벽한 모델"이라면서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미래에 더욱 완만하고 예측 가능한 성장의 단계에 접어들면 공개시장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회사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투자자로서 계속 남아있기를 주문하면서도 원하면 현 주가 시세보다 20%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20달러에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주당 420달러로 환산한 테슬라 시가총액은 710억 달러(약 79조 원)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머스크의 비공개회사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10.99%(37.58달러) 급등한 379.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비공개회사 검토'의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간부터 장 후반부까지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머스크의 진위를 놓고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IT매체 더 버지는 "머스크가 진지하게 이 방안을 검토하는 것인지, 농담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과거 때때로 트위터에 농담에 가까운 발언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매수 가격으로 제시한 '420'이 마리화나를 지칭하는 코드여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해석도 나왔다.
머스크가 터널 굴착회사 보어링 컴퍼니를 시작할 때도 농담처럼 트윗을 올렸는데, 이 프로젝트는 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과 계약을 하고 현재 시범적으로 굴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20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지분을 확보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도 이날 테슬라의 주가를 떠받쳤다. 이 펀드를 관장하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테슬라 지분 3∼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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