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후보 13명 출마…29년 만에 최다 '대혼전'

입력 2018-08-08 07:40   수정 2018-08-08 09:57

브라질 대선후보 13명 출마…29년 만에 최다 '대혼전'
전문가들 "1차 투표에서 당선자 나오기 어려울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올해 브라질 대선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후보가 출마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대결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현지시간)까지 이어진 각 정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추대된 대선후보는 모두 13명이다. 지난 1989년 대선에서 22명이 후보로 나선 이후 가장 많다.
정치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 결과를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결선투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질 것이라는 전망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4년 대선 이래 계속돼온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노동자당(PT)의 대결 구도가 올해 대선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대선을 앞두고 브라질사회민주당 소속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재무장관은 '헤알 플랜(Plano Real)'을 도입해 하이퍼 인플레를 해결하면서 단숨에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5천%를 넘는 비상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달러화와 교환 비율을 1: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 통화로 도입한 방안이었다.
'헤알 플랜' 효과로 카르도주는 대선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54.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카르도주는 1998년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5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해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2002년 대선부터는 좌파 노동자당의 헤게모니가 시작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후보는 2002년 대선과 2006년 대선에서 브라질사회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 후보가 역시 브라질사회민주당 후보에 승리를 거뒀다.
2002년 이래 네 차례 대선은 모두 결선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우파 브라질민주운동(MDB)은 240만 명을 넘는 당원을 보유하고도 지난 네 차례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 대선에서도 사회민주당(PSD) 소속이던 엔히키 메이렐리스 전 재무장관이 당적을 옮겨 브라질민주운동의 대선후보로 나섰다. 브라질민주운동은 앞선 네 차례 대선에서 브라질사회민주당과 노동자당을 오가며 러닝메이트 관계를 맺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했다.
한편, 각 정당의 후보들은 오는 15일까지 연방선거법원에 등록해야 하며, 16일부터 선거 캠페인이 허용된다. 31일부터는 TV·라디오 선거방송이 시작된다.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이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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