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최연소' 두케 대통령 취임…"평화협정 시정하겠다"

입력 2018-08-08 07:52  

콜롬비아 '최연소' 두케 대통령 취임…"평화협정 시정하겠다"
4년 임기 시작…최후 반군과 협상서 강경방침 예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보수 우파 성향의 이반 두케(42)가 7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반군과의 평화협정을 수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케는 이날 수도 보고타에 있는 볼리바르 광장에서 우천 속에 열린 취임식에서 60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다. 취임식에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멕시코 등 10개국 정상과 17개국 경축 사절단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두케는 취임 연설에서 옛 최대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체결한 평화협정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고 최후 주요 반군 민족해방군(ELN)과의 평화협상에도 강경하게 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우리는 내전 피해자들이 진실과 비례적 정의를 확인하고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평화협정을 시정하는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면서 "과거의 아픔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친시장주의자인 두케는 강경우파 성향의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2002∼2010년 재임)이 낙점한 정치적 후계자로 여겨진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정부가 반세기 넘게 계속된 내전을 끝내려고 2016년 옛 FARC와 체결한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투표 당시 반대운동을 펼쳤다.
정치·행정 경험이 적은 두케는 우리베 전 대통령의 후계자답게 정부가 옛 FARC와 체결한 평화협정은 물론 ELN과의 평화협상에 대해 비판적이다. 이 때문에 내전 악몽이 되살아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는 대선 운동을 하면서 협정을 파기하지는 않겠지만 협정이 내전 기간에 마약밀매, 살인과 납치 등 중범죄를 저지른 반군 지도자들에게 너무 관대한 만큼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두케는 옛 FARC가 정치세력으로 거듭나자 최후의 주요 반군으로 남은 ELN과의 평화협상에 대해서도 ELN이 먼저 모든 공격 행위를 멈추고 무장 해제를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ELN과의 평화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두케 대통령에게 바통을 넘긴 상태다.
외교적으로 두케 대통령은 이웃 나라 베네수엘라와의 갈등 속에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자신을 겨냥한 드론 폭탄 암살 기도의 배후로 국내 극우 세력과 연계한 산토스 콜롬비아 전 대통령을 지목한 바 있다.
역대 최대 수준의 마약생산 근절, 오지 지역을 장악한 불법 무장단체 퇴치, 끊이지 않는 인권활동가 피살 방지, 평화협정을 둘러싸고 양분된 국론 통합 등도 두케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두케 대통령과 함께 마르타 루시아 라미레스가 콜롬비아 최초의 여성 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식에는 남녀 동수인 두케 정부의 각료 16명도 참석했다. 신임 각료의 대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상원의원을 지낸 두케는 지난 6월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54%의 득표율로 좌파연합 '인간적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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