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재난 르포] 동해남부바다 수온 28도↑… 양식장 '버티기 힘들다'

입력 2018-08-08 15:05   수정 2018-09-29 17:20

[폭염재난 르포] 동해남부바다 수온 28도↑… 양식장 '버티기 힘들다'
9만 마리 떼죽음 지난해 피해 규모 넘어서…어민들 고수온과 사투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오늘 아침 수온이 28도가 넘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일주일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습니다."

8일 낮 부산 기장군 한 전복 양식장 10개 수조 중 6곳이 텅 비어 있었다.
이 양식장은 고수온으로 인한 비상상황에서 여러 수조에 분산해 키우던 전복을 4개 수조에 모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수조에 있는 어린 전복은 고수온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수조 한쪽에는 폐사한 전복이 물에 담겨져 있었다.
바닷물을 끌어와 전복을 양식하는 육상양식장 주인 김치현 씨는 "올해 전복 3만 마리를 입식했는데 지난주 고수온으로 1만2천 마리를 잃었다"며 "고수온이 일주일 정도 지속하면 나머지도 모두 폐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복 양식 적정온도는 18∼23도.
하지만 7월 말부터 기장 앞바다 수온이 28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김씨는 "전복은 수온 변화에 민감해서 얼음물을 공급하면 폐사될 수 있어 액화 산소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태풍이나 조류, 바람 영향으로 고수온이 사라지거나 냉수대가 형성되기만 기다릴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고수온이나 적조가 발생해 피해가 발생하면 어민들에게 보상해주는 것보다 수온이 낮은 표층 아래 바닷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주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씨 양식장뿐만 아니라 기장에 있는 다른 육상양식장에서도 물고기 떼죽음이 확산하면서 어민들이 고수온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넙치와 강도다리를 양식하는 다른 육상양식장에도 하얀 배를 드러내고 죽어 있는 물고기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김형백 부산어류양식협회장은 "냉각순환펌프를 24시간 가동하고 액화 산소 공급을 최대한 늘리는 등 집단 폐사를 막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수온이 너무 높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장군에는 육상양식장 14곳에서 넙치, 강도다리, 전복 등 12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기장 육상양식장에서 폐사한 양식물고기는 넙치 6만7천 마리, 강도다리 2만 마리, 전복 1만2천 마리 등 모두 9만6천여 마리로 집계됐다.
기장군 관계자는 "지난해 기장지역 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6만 마리를 넘어섰고 이 상태가 지속한다면 2016년 피해(12만 마리)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도 고성군에서 부산 해운대 청사포에 이르는 동해 모든 연안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강원도 연안에서는 국지적으로 냉수대가 출현해 수온이 내려갈 수도 있지만, 경북∼부산 연안은 수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며 "양식어민들은 액화 산소 공급, 먹이 조절 등 고수온에 따른 행동요령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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