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지역 우편물 드론 배달 첫 성공…영월우체국~별마로천문대 시범운영
강성주 본부장 "드론 배송 상용화 2021년으로 1년 앞당길 것"
(영월=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8일 오전 8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발한 취재진 버스가 약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강원도 산골 마을 영월군.
이날 오후 봉래산, 계족산, 발산, 태화산, 국지산 등에 촘촘히 둘러싸인 영월의 우체국에서 해발 780m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천문대까지 5㎏의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시범운영이 진행됐다.
오후 1시 30분 영월우체국 옥상을 출발한 드론은 평균 시속 18㎞로 날아 8분 만에 직선거리로 2.3㎞ 떨어진 산정상의 별마로천문대에 도착했다.
우편물 배송을 무사히 마친 드론은 배터리 충전 후 오후 1시 51분께 별마로천문대를 출발해 13분 후 영월우체국 옥상에 안착했다.
작년 11월 전남 고흥에서 우편물을 드론에 싣고 도서지역 배송에 성공한 데 이어 산간지역 드론 배송에 국내 최초로 성공한 순간이다.
깊은 계곡이나 큰 나뭇가지 등 산간지역 지형지물과 수시로 변하는 비행고도 등을 고려해 150m 고도를 유지하며 자율비행으로 우편물을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별마로천문대는 영월우체국에서 자동차로 산악도로 9㎞를 30분 이상 달려야 우편물 배달이 가능한 곳이다. 이번 시범으로 산간지역에서도 드론을 이용해 빠른 시간에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우편물을 배송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 증명됐다.
이날 배송에 활용된 드론은 국내 기업 네온테크가 개발한 제품으로, 최대 왕복 20km 이내 거리를 40분간 시속 30㎞로 비행할 수 있다. 카메라와 택배 보관함, 정밀 이착륙 제어장치 등이 탑재돼 있다.
이날 성공적 배송은 비행 임무 계획을 수립, 분석, 통제하는 운영시스템과 실시간 지상 관제시스템, 통신시스템 등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우본은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연말까지 충남 태안군의 도서·산간벽지를 대상으로 주소기반 드론 배달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등 보편적 우편물 배송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우본은 자체 드론 활용시스템과 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드론 배송 운용요원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우편물 드론 배송뿐만 아니라 물류분야에서 우편배달용 전기자동차 도입을 위한 국내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도 앞장설 계획이다.
우본이 도서와 산간지역 드론 배송 시험에 성공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가야 할 길이 멀다.
미국 아마존은 2016년 영국에서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통해 세계 최초로 2.3㎏의 상품 배송에 성공한 뒤 지난달 해킹방지 대응 특허를 출원했고, UPS는 작년 배달 중인 택배 차량의 지붕에서 출발하는 가정용 택배 드론의 시험 운영에 성공했다.
독일 DHL은 2014년 정부 허가를 받고 긴급배송이 필요한 의약품 드론배송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2016년부터는 악천후에서도 드론 배송이 가능하도록 완전 자동화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음식배달 업체인 어러머는 지난 5월 상하이에서 드론 음식배달 승인을 허가받아 6㎏의 음식을 최고 시속 65㎞ 속도로 배달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날 폭염과 산 인근 풍속 등으로 드론에 탑재된 중국산인 배터리가 예상보다 많이 소모돼 별마로천문대에 도착한 후 배터리를 충분한 수준까지 충전하면서 복귀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드론 배송의 안정성과 사용자 편의성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도서·산간지역에 드론 배송 실증사업을 통해 우편물 드론 배송 상용화 시기를 당초 목표인 2022년보다 1년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2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증 실험한 후 2021년께 10개 지역 이상에 드론 배송을 시작하겠다는 설명이다.
강 본부장은 "작년 고흥에서 시행한 도서지역 드론 배송 시범운영에 이어 산간지역 시범운영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만큼 우편물 드론 배송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드론 기술을 우정사업에 접목함으로써 관련 분야 활성화에 기여하고,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에게 더 편리하고 유용한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 배송으로 인력 감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드론 유지, 보수를 위해 인력을 늘려야 하는 부분도 생길 것"이라며 "현재는 기술 부문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집배원 초과근무수당 등 인건비와 차량 유류비 절감과 같은 경제적 측면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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