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외교장관 "시 주석 필리핀 방문 준비 중"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말 필리핀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란 카에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시 주석이 연말 필리핀을 방문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필리핀 방송사인 GMA 네트워크를 인용해 보도했다.
카에타노 장관은 "우리는 현재 시 주석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올해 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측 모두 그것(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이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에타노 장관은 시 주석의 방문이 국빈방문이 될지 공식방문이 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16년 10월 중국을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 필리핀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시 주석이 연말 필리핀을 찾게 되면,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 첫 필리핀 방문이 된다.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 계획은 필리핀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완화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울러 카에타노 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해의 갈등 수역에 대한 양국 간 공동 조사와 관련한 연구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양국의 정부, 학계, 민간 부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그룹을 만드는 안에 대해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필리핀과 중국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양국이 두 달 안에 초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전임자인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 집권 때 최악이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당시 '중국이 남중국해의 거의 전역을 영해로 주장해 주권을 침해당했다'면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소했으며, 재판소는 2016년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7월 집권 이후 중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도 이에 호응해 필리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소총과 순시정과 같은 군사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중국과 필리핀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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