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재개된 가운데 이란 해커들이 랜섬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전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 PLC'의 사이버보안·정보 그룹 '아이디펜스' 연구진은 지난 2년간 이란에 있는 해커들이 만든 5가지 새로운 타입의 랜섬웨어를 추적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사용자가 저장된 파일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막고 차단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액센추어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해킹 활동을 이란 정부의 책임으로 보면서 연구진이 발견한 랜섬웨어는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행위자나 이란 범죄자, 혹은 양쪽 모두가 개발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액센추어의 산업 사이버보안 사업 책임자인 짐 긴은 한 인터뷰에서 이 랜섬웨어는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로 금전을 받으려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액센추어는 랜섬웨어와 함께 중동에서 이란을 지목하는 디지털 단서를 포함하는 크립토마이닝(Crypto-mining) 소프트웨어가 고객의 네트워크에 설치된 사례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크립토마이닝 소프트웨어는 감염된 컴퓨터의 처리능력을 디지털 화폐 채굴에 몰래 사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란은 과거에는 사이버 공격 연루 사실을 부인했으나 약 10년 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추진한 '스턱스넷(Stuxnet)' 사이버 공격을 받은 이후에는 사이버 능력 개발에 집중해왔다고 정부 관리들은 말했다.
이란 해커들은 또한 지적재산 탈취에도 연루됐다고 보안 연구자들은 밝혔다.
키스 알렉산더 전 미국국가안보국(NSA) 국장은 "크립토마이닝과 탈취는 재정난에 처한 국가들에 현금을 얻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2016년 서방의 경제제재 해체 후 지난 2년여간 인플레이션과 실업난 등으로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경기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증가는 미약하게나마 경기회복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탈퇴를 경고하면서 최근 몇 달 사이 미국 달러 대비 이란 리알화 가치는 이미 폭락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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