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민항총국 부국장 방중해 中여행사와 대북 관광 활성화 합의
北고려항공 증편·북한행 열차도 만석…중국의 미국 견제 의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미국 측 압력으로 주춤했던 중국의 대북 관광분야 협력이 다시 속도를 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임창일 북한 민항총국 부국장과 강군일 행정부장, 유성호 고려항공여행사 사장이 지난달 중순께 방중해 중국 광둥(廣東)성 중국여행사 사장, 부총재 등과 만나 북중간 관광 발전 전망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북중 관광산업 발전과 동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관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북한 관광 및 관련 상품을 보급하고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북한 민항총국은 대외 항공 및 여행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이고, 광둥성 중국여행사는 중국 남부지역의 유명 여행사로 업계 1위다.
한 소식통은 "북한 민항총국 관리가 직접 방중해 대형 여행사와 접촉한 것은 협력 논의가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이는 중국 당국의 배려 없이는 안 되는 일로 중국이 대북 관광 활성화를 통해 북한의 외화난을 덜어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고려항공은 선양(瀋陽),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에 취항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정상회담 뒤 청두(成都)와 시안(西安) 당국은 북한행 항공편을 운항하려다가 미국이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자 갑자기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미국을 견제할 심산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관광 등의 분야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서 '북한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선양과 평양을 오가는 고려항공 왕복노선을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렸다.
이는 전세편으로 항공 성수기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지만 고려항공이 중국 노선을 확대·강화하려는 방침인 만큼 향후 정기편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유엔 대북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한때 승객이 줄었던 평양-베이징간 국제열차도 최근 들어 운행편마다 만석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이번에 광둥성 성도 광저우의 중국여행사를 찾은 것은 이 지역이 북한으로선 미개척지인 데다 부유층이 많아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사들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9월 9일 첫 선을 보이는 집단체조(매스게임)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관광객 모집에 나섰다. 일부 관광상품은 예약이 이미 완료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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