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 추가관세 고리로 대일 무역적자 해소 요구할 듯
일, "미국 내 고용 기여" 강조하지만 일부 양보 불가피할 듯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미국과 일본 정부가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각료급 무역협상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자유롭고 공정하며 서로 이익이 되는 무역을 위한 협의를 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국측은 협상에서 미·일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다자간 무역 틀을 중시하는 일본과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이번 협상에 일본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담당상이,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열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
그러나 통상 고위급 협상에 앞서 이뤄지는 실무급 사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 협상은 양 각료에 의한 직접 담판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이 참가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유럽과의 경제연대협정(EPA) 협상을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이번 협상에서도 보호주의적인 통상 정책을 취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통상 분야에서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이런 방침을 반영해 일본측에 자동차와 농업 분야의 시장 개방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측이 중국과 전면전 수준의 무역 전쟁에 나선 만큼 일본과의 이번 협상에서 강 대 강 대치를 피하고 시장 개방 범위 등에 대한 결론은 다음 회담으로 미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 기반인 제조업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해 지난 3월 발동한 철강, 알루미늄 수입제한 조치에 이어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이런 카드를 통해 일본 측에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삭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도록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일본 자동차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이 연간 380만대에 달하는 등 관련 업계가 투자 및 고용 측면에서 미국에 상당히 공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는 일본은 물론 미국 내 자동차 생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할 방침이다.
미국은 농업 분야에서도 쇠고기나 콩 등 미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 및 수입 확대를 일본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콩 구매 확대를 조건으로 미국과의 무역마찰 완화를 끌어냈다. 그런 만큼 일본 정부도 일정한 양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농민들의 반발이 과제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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