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캘리포니아주 사상 최대 산불 원인을 '나쁜 환경법' 탓으로 돌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주장에 대해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사설을 통해 황당한 주장으로 일축하면서 산불과 혹서 등 전 세계적인 '뜨거운 여름'의 배후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산불을 벌목 규제 등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환경법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캘리포니아 산불이 나쁜 환경법에 의해 확대되고 악화했다"면서 "그 법률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수자원을 적절히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벌목업체에 대한 주 당국의 과도한 규제를 비판한 것으로 공화당은 적절한 벌목으로 산림의 밀도를 줄이는 것이 산불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NYT는 그러나 역대 최대 규모로 번진 캘리포니아 산불을 '나쁜 환경법' 탓으로 돌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진정 놀라운 것은 주장의 잘못 여부를 떠나 갈수록 드러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전 세계 기상 이변 간의 확실한 관계, 곧 과학을 경멸하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산불 현장 관리들도 황당해 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논란이 돼온 농어업 등 산업 분야 간 수자원 배분 문제는 이번 산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NYT는 "기후변화가 더욱 가혹하고 파괴적인 화재를 유발하고 있음이 명확하다"는 캘리포니아 소방당국 한 간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영향에 따른 온난화가 다양한 자연재해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결론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내려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NYT는 장기간에 걸친 무덥고 위험한, 기후적 이변을 가진 여름을 통해 기상 이변에서 지구온난화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불이 비단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그리스와 북극권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일본도 역대 최고의 기온을 기록해 한 주 사이 65명이 사망했음을 지적했다.
WP도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나쁜 환경법' 주장을 반박하면서 "기후변화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캘리포니아 산불을 멈출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아무리 많은 수자원을 유지하더라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연증발(과 건조화)을 당할 수 없다면서 기후변화의 역할을 거론하지 않은 채 캘리포니아 산불을 거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WP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역대 5대 산불 가운데 4개가 2012년 이후에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며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기상 이변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산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소방관을 증원하고 재난구조 예산을 증액하는 한편 지구온난화 대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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