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밥그릇 싸움'…한 달여 파행 '눈총'

입력 2018-08-10 06:35   수정 2018-08-10 07:46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밥그릇 싸움'…한 달여 파행 '눈총'
의정부시의회는 원구성조차 못 해…시민단체 "의정 활동비 반납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일부 지방의회가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갈등에 한 달여간 파행을 겪는 등 구태를 반복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의회(13명, 더불어민주당 8명·자유한국당 5명)는 10일 현재까지 원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3선인 한국당 구구회 의원이 임시 의장을 맡고 있지만, 의회 운영에는 차질을 빚고 있다.
의정부시 한 관계자는 "업무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고, 오는 27일 논의 예정인 추경예산안 처리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의정부시의회는 2016년과 2012년에도 원구성을 놓고 각각 2개월, 4개월가량 파행을 겪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경남 합천군의회(11명, 한국당 6명·민주당 3명·무소속 2명) 의원 전원은 지난 7일 사과문을 냈다.
지난달 6일 의장단 선거 이후 한 달간 의회 운영에 파행을 겪은 데 책임을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군의회는 앞서 민주당·무소속 전원이 퇴장한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를 통해 한국당이 의장단 5석을 모조리 가져가자 공전을 거듭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열릴 예정이던 첫 임시회도 이달 말로 한 달 가까이 미뤄졌다.
집행부 안건 처리 등을 고려해 한때는 의장 직권으로 임시회를 개최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의회는 사실상 개점휴업이었지만 의원 전원은 7월 한 달 급여 성격의 월정수당으로 총 1천680만원을, 의정활동비로는 1천210만원을 챙겼다.
대전 중구의회(12명, 민주당 7명·한국당 5명)도 의장 선출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최근 들어서야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갈등은 민주당 육상래 의원을 의장으로 합의 추대하기로 한 당내 결정에 같은 당 서명석 의원이 반기를 들며 시작됐다.
서 의원은 선거 당일 같은 당 안선영 의원의 불참과 한국당 의원의 지지 덕에 의장으로 뽑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다가 의회 안팎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일 원구성에 합의했다.
서 의장은 이후 "원구성이 원활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이 동수를 이룬 부산 남구의회(14명)도 감투싸움 끝에 지난달 27일 원구성을 마쳤다.
의회는 공전을 거듭했지만 전 의원에게는 7월분 의정활동비(총 4천690만원)가 꼬박 지급됐다.
민주당 이강영 의장은 "의장단 선출이 늦어져 대단히 죄송하다"며 "젊고 패기 있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 달서구의회(24명, 한국당 13명·민주당 10명·바른미래당 1명) 역시 의장단 배분을 둘러싼 갈등을 겪다가 지난달 26일에야 새 의장을 선출, 의정 공백이 일단락됐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를 두고 "몰염치한 자리싸움을 개탄한다"며 "대 시민 사과, 의정비 반납을 요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잇따른 감투싸움에 따른 의회 파행을 두고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의장 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논쟁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 시민들이 그런 정치적 행위를 이해할 수 있는 기간은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툼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집행부를 감시하라고 준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그 경우엔 의원들이 의정 활동비 등을 반납하는 게 맞는다"고 지적했다.
(우영식 한종구 이덕기 김재홍 김선경 기자)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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