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1시간 앞두고 후보자에게 연기 통보…"공정한 선거 의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선거가 후보자 면접을 불과 1시간 앞두고 돌연 연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간 30분에 예정된 후보자 면접이 오는 20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10일 예정된 대표이사 선출을 위한 총회도 오는 22일로 늦춰졌다.
공동어시장 측은 "신중한 대표이사 선출이 요구되고 있어 불가피하게 선출일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후보 등록을 한 이주학 현 대표이사, 박세형 전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장, 박병염 부산수산물공판장 중도매인협회장, 박극제 전 서구청장에 대해 서류 심사를 마쳤다.
후보들은 9일 오후 1시 30분 예정됐던 면접을 1시간 앞두고 면접과 선출 일자가 연기된 사실을 통보받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선거 일정 변경에 수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공동출자 5개 조합장이 각자 입장을 강하게 반영하다 보니 4표 이상 득표할 만한 후보를 고르지 못해 부득이하게 선거 일정을 연기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공동어시장의 지분을 가진 5개 조합장은 추천위원회가 선정한 1순위 후보를 상대로 투표해 새 대표이사를 선출한다.
1순위 후보자는 5개 수협 조합장의 3분의 2 찬성(4명 이상)을 얻으면 대표이사로 선출된다.
추천위원회는 공동어시장의 지분을 가진 5개 수협의 상임이사들과 해양수산부 추천 인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애초 7명으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하지만 부산시 추천 인사였던 손재학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사의를 표해 추천위원회는 6명이 됐다.
후보 추천위원회 6명 중 5명이 각 조합 상임이사들이다 보니 5개 조합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4명 이상 조합장들의 찬성표를 받을 후보를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수산업계의 인식이다.
또 다른 수산업계 관계자는 "공동어시장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인데 선출을 하루 앞두고 명확한 이유 없이 연기한다는 것은 그간 어시장 선거 선임 과정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한 위원은 "총회에서 선출 일자 연기가 결정된 사안이라 추천위원회는 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고 자세한 배경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선거 일정을 연기한 것은 신중하게 대표이사를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며 면접 후에 선거 일정을 연기하면 (면접에서) 추천된 후보가 조합장들에게 접촉하는 것이 우려되기 때문에 면접까지 함께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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