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로 인해 SNS 등에서 또 성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이번 논란은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해외에 체류 중인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지난 5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인터넷에서는 여성 혐오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는 제대로 수사한 적이 없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워마드 편파수사하지 마라'는 내용의 청원이 8일 오후 게시되자 순식간에 수만 명이 참여자로 몰렸다. 청원인은 "일간베스트, 오유, 디씨 등 수많은 남초(男超) 커뮤니티에서 음란물 유포를 하고, 운영자는 이를 방조하고 있다"며 "소라넷은 해외 서버라 못 잡고, 일베도 못 잡으면서 워마드는 잡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편파수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마드 옹호 글로 유명한 가수 연습생 한서희가 인스타그램에 "내가 워마드다. 나(를) 대신 잡아가라"며 거들자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외부 행사장에서 "일베 회원들의 불법 촬영물 게시자를 검거했다. 여성상대 범죄에는 엄정한 사법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며 '불 끄기'에 나섰다.
경찰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몰카'범죄와 성차별 수사를 연결하는 여성들의 외침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지난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4차 '몰카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는 최대인원인 7만여 명의 여성이 모였다. 그날 시위는 영국 BBC 등 여러 외신도 깊이 있게 다뤘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몰카 등 불법촬영 실태와 성차별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사회문제화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워마드가 홍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 게재, 천주교 성체 훼손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고 해서 몰카범죄 추방과 성차별 해소를 부르짖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최근 `몰카 범죄와 전쟁'을 선언한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지하철, 철도역, 버스터미널, 공항 등 5천여 곳에 '몰카안심지대'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경찰청이 이날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을 발족한 것도 여성들이 근절을 요구하는 몰카 등 불법촬영 범죄를 겨냥한 것이다. 정부가 여성들이 몰카 걱정 없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도록 범정부적 노력을 기울여야 이번 같은 편파수사 논란도 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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