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사에 요청 2∼3차례 묵어…일반인은 이용 못해 특혜 논란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도청 신도시에 홍보용으로 지은 한옥 본보기주택을 공무원들이 공짜로 숙박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오르고 있다.
10일 경북도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도청 옆 한옥단지에 한옥 홍보를 위해 16억원을 들여 본보기주택 3채를 지었다.
도 출자·출연기관인 개발공사가 경북도 요청에 따라 2016년 말부터 공사에 들어가 작년 초에 완공했다.
개발공사는 이후 한옥 주택을 개방하지 않은 채 일반인이 신청할 경우 관람만 허용하고 숙박용으로는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도청 소속 공무원 2명이 개발공사 고위간부에 요청해 한옥에 숙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에게 한옥체험용으로 개방하지 않는 상황에서 상급기관인 도청 공무원에게 숙박을 허용해 특혜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공사는 경북도가 출자한 기관으로 도가 관리·감독기관이다.
경북도 3급과 4급 간부공무원 2명이 평일과 주말에 각각 2∼3차례 한옥에 묵었고 일반인 1명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또 경영평가 등을 위해 방문한 민간 위원들이 머무를 곳이 없다는 이유로 이들에게도 2∼3차례 한옥에 묵을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다.
한옥단지는 도와 개발공사가 69필지를 분양했으나 현재 개발공사 본보기주택을 포함해 8채만 들어서 있다.
개발공사 측은 건축비가 싼 경북형 한옥모델이 나오기 전에 도의 요청으로 서둘러 짓다 보니 설계가 다르고 건축비도 비싸 본보기주택 활용도가 떨어져 개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북개발공사 관계자는 "본보기 3채 가운데 2채를 숙박용으로 제공했고 비용은 받지 않았다"며 "앞으로 일시적이나마 일반인들이 한옥체험을 할 수 있도록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간부공무원들이 공짜로 숙박한 것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공짜숙박이라면 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개발공사와 숙박한 공무원들을 상대로 조사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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