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완치가 가능한 일반 피부암인 기저세포암(BCC: basal cell carcinoma)이 잦으면 신체 내부에 다른 암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피부암은 흑색종,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으로 구분된다. 이 중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은 전이되지 않아 비교적 치료가 쉬운 반면 흑색종은 다른 부위로 전이가 잘 돼 치명적인 피부암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 카비타 사린 교수 연구팀은 기저세포암이 빈발하면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혈액암 등 신체 내부의 암(internal cancer)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9일 보도했다.
10년 사이에 평균 11차례 기저세포암이 발생한 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이들 중 3분의 1 이상이 다른 암 병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린 교수는 밝혔다.
이들 중 6차례 이상 기저세포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혈액암 발생률이 같은 연령층의 일반인들에 비해 3~6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들의 DNA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20%가 세포의 DNA가 손상됐을 때 종양 억제 유전자 등 손상된 세포의 복원을 돕는 유전자들이 변이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전자들이 변이되면 손상된 비정상 세포가 아무런 제지 없이 무한 증식하게 된다.
결국, 나머지 80% 환자는 기저세포암이 자주 발생했어도 종양 억제 유전자들의 기능이 정상이어서 무사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연구팀은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기저세포암 환자 11만1천 명의 자료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같은 패턴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모피트 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 피부암 실장 버넌 손다크 박사는 태양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에 취약하게 만드는 기저 생리학적 요인이 다른 암에도 취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따라서 기저세포암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유방암, 대장암 같은 다른 암 검사도 받아보도록 그는 권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ASCI: American Society for Clinical Investigation) 학술지 'JCI Insight'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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