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축구대회 참석차 방남…"승부 겨루는 경기 아닌 통일지향 경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북한 노동단체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의 주영길 위원장은 10일 남북 노동자가 판문점 선언 이행의 선봉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영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노동자단체 대표자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통일축구대회는 판문점 선언을 앞장에서 실천해나가려는 북남 노동자의 열띤 기상과 의지를 다시 한 번 힘있게 과시하고 각 계층 속에 통일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는 역사적인 판문점 수뇌 상봉의 뜻깊은 자리에서 '높지도 않은 분리선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다'고 하시면서 '북과 남이 자주 오가면 분리선은 낮아지고 아예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역사의 창조자, 시대의 개척자들인 북과 남의 우리 노동계급은 조국통일의 한길에서 이뤄지고 굳건히 다져진 연대 단합의 위력을 남김없이 떨치며 역사의 새 시대를 열어놓은 판문점 선언을 고수하고 이행해나가는 데서 선봉대의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 성사를 위한 남북 양측의 노력을 소개하고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판문점 북남 수뇌 상봉으로 북남관계가 극적으로 전환되면서 오늘 이렇게 결실로 이뤄지게 됐다"며 "이번에 북남 수뇌 상봉이 열어준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따라 여기에 왔다"고 부연했다.
주 위원장은 "북남 노동자 축구대회는 결코 누가 이기고 지는가 하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가 아니다"라며 "말 그대로 마음과 뜻을 합쳐 통일의 대문을 앞장에서 열어나가려는 우리 노동자들의 드높은 통일 의지를 과시하는 민족적 단합과 화해를 위한 통일지향 경기"라고 덧붙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통일축구대회는 판문점 선언 시대 남북 민간 자주 교류의 시작점이자 각계각층 교류와 왕래의 대통로를 열어내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통일축구대회는) 노동자가 앞장서 통일 시대를 열어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실천의 결과물"이라며 "남북 노동자 앞에 놓인 과제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중단 없는 이행"이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64명은 이날 오전 서해 육로를 통해 방남했다. 이들 중에는 기자단 6명도 포함됐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입경 절차를 밟은 북측 대표단은 숙소인 워커힐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 오찬을 했다.
북측 대표단은 기자회견에 이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했고 저녁에는 워커힐호텔에서 양대 노총 주관하에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북측 대표단의 양대 노총 방문과 환영 만찬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영길 위원장은 한국노총에서 김주영 위원장과 환담하면서 한국노총 방문이 처음이라며 '생산과 건설의 주체인 노동자들이 앞장서 판문점 선언의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이날부터 1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개최된다. 대회 하이라이트인 남북 노동자 축구경기는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3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다.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2015년 평양 대회에 이어 3년 만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민간단체 주관으로 열리는 첫 행사로,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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