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시진핑 부친 시중쉰, 중국 공산당 위인 반열에 올라"

입력 2018-08-10 16:45  

FT "시진핑 부친 시중쉰, 중국 공산당 위인 반열에 올라"
"시진핑 집권 이후 격상"…개혁개방 40주년 앞두고 부각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올해로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친이자 개혁개방 정책 도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시중쉰(習仲勳·1913∼2002)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시진핑 주석의 부친, 공산주의 위인으로 격상'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성급 지도자'였던 시중쉰의 위상이 아들인 시 주석이 중국의 최고 권력자가 된 뒤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시중쉰의 고향인 산시(陝西) 성 웨이난시 푸핑현 화이더공원에는 묘소와 기념관이 있다.
묘소 앞에는 높이 3m에 무게 60t의 시중쉰의 화강암 조각상이 서 있다. 공원의 면적은 축구장 50개 정도에 달한다.
시중쉰의 조각상이 이처럼 넓은 공원에 큰 규모로 세워졌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시중쉰이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었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고 FT는 설명했다.



역대 중국 공산당 지도급 인사 가운데 후대 사람들이 기념관을 세워 기리는 사람도 드물다.
중국인들이 기념관을 세워 추앙하는 인물은 대부분 상무위원급 이상이다.
시중쉰은 '성급 지도자' 이상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의 아들인 시 주석 때문에 위상이 높아졌다고 FT는 지적했다.
당초 이 공원은 2005년 조성될 때는 축구장 1개 크기에 불과했지만, 시 주석이 2007년 10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가 되면서 공원의 면적은 빠르게 확장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시 주석이 2012년 10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서 대권을 거머쥐자 중국의 방송은 시중쉰을 조명하는 시리즈물을 방송했고 서점가는 전기를 펴냈다.
심지어는 2013년에는 시중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우표까지 발행됐다.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국립미술관은 이를 기념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전시회에는 시 주석을 소재로 한 가장 큰 그림이 걸렸다고 FT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시회에 걸린 두 번째로 큰 그림이 바로 시중쉰이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에게 중국의 경제개혁을 설명하는 내용을 그린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사 전문가인 호주 모나쉬대 워런 순 교수는 "이 모든 것은 시중쉰의 아들이 현재 '중국의 황제'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중쉰을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이후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공산당 지도자들 가운데 한 명으로 띄우려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시도는 시 주석의 비위를 맞추려는 관리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2005년 이후에는 푸핑 현의 시중쉰 묘역을 찾은 적이 없다고 FT는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8대 원로' 가운데 한 명인 시중쉰은 중국인으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다.
1928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해 공산당 집권에 큰 공을 세웠으나 마오쩌둥에 의해 반동분자로 낙인 찍혀 고초를 겪기도 했다.
광둥 성 당서기 재직 중 덩샤오핑에게 개혁개방 정책을 건의한 인물로 알려졌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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