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연락 안돼, 찾아가달라' 등 민원…실종의심자 곧 연락돼 소동 종료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유학생들의 네트워크' 페이스북에 "부모님께 자주 연락 드리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독일에 체류 중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자주 안부를 전해달라는 부탁이다.
정 대사는 이런 글을 올린 사연을 함께 적었다.
최근 독일 시간으로 한밤중 대사관에 "베를린에 있는 딸과 며칠째 연락이 안 된다"라며 대사관 측이 딸 집에 찾아가 달라고 요청하는 한 어머니의 민원 전화가 한국으로부터 걸려왔다.
대사관 당직 직원은 '딸'의 집에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으나, '딸과 연락이 됐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선 한숨을 돌렸다.
정 대사는 글을 올린 당일 낮에도 비슷한 소동이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이번에는 유학준비생에 대해 한국에서 경찰서에 실종 신고가 됐고, 외교부를 거쳐 대사관에 '실종 의심 국제공조수사 협조 요청' 공문이 왔다.
대사관 측은 독일 경찰 당국에 수사협조 의뢰를 했고, 실종의심자가 다니는 어학원을 파악했다.
이어 '독일 유학생들의 네트워크' 페이지와 어학원 등을 통해 수소문하다가 결국 본인과 연락이 되며 소동이 종료됐다.
정 대사는 "결과적으로 해피 엔딩이었지만 기분은 씁쓰레하다"며 "한 사람의 부주의가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고 있다는 생각에서다"라고 적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리비아에서 피납된 우리 국민 구출을 위하여 외교부 본부뿐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한국대사관에서도 뛰고 있다"라며 "납치는 순식간에 이뤄졌겠으나 그 국민을 다시 찾아오는 작업은 지난하다"고 했다.
정 대사의 글에는 800명 정도가 '좋아요'를 누르고, 20여 명이 대부분 감사의 답글을 달았다.
정 대사는 9일 통화에서 "부임하고 보니 교민들보다 관광객과 관련한 사고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국민도 영사 업무에 대한 고충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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