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며 오는 10월 대선에서 돌풍을 예고한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해 시장은 차가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브라질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도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의 새 대통령이 되면 투자 의사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보우소나루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차기 정부가 어떤 성격을 띨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보우소나루 측이 "나는 국수주의자가 아니라 자유주의자"라며 집권하면 자유시장경제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 사설을 통해 "보우소나루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으며,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앙적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보우소나루가 브라질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정도의 충분한 인식을 갖추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흑인·동성애자 등 브라질의 다양한 그룹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정치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앞서고 있으나 다른 정당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다당제 국가인 브라질에서 대선에 승리하려면 다른 정당과 전략적 제휴가 필수지만,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서는 정당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 부패혐의로 수감된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보우소나루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룰라 불출마를 전제로 한 조사에서 부동층이 30∼4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여론조사 판도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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