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2표제 속 당권 향배 안갯속…손학규 대세론 형성할까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9·2 전당대회 본선 진출자 6명이 확정되면서 전대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전대 출마자 10명 중 하태경·정운천·김영환·손학규·이준석·권은희(기호순) 후보 등 6명이 지난 11일 컷오프를 통과해 본선에 올랐다.
애초 출사표를 낸 국민의당 출신 6명과 바른정당 출신 4명 중 국민의당 출신은 정작 2명만, 바른정당 출신의 경우 4명 모두 컷오프에서 살아남았다.
당원의 4분의 3이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본선 진출자 3분의 2가 바른정당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국민의당 출신 후보 난립으로 표가 갈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전대에서 뽑는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3명 중 권 후보가 여성 몫 최고위원 자리를 확보, 본선은 나머지 남성 후보 5명이 남은 3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 됐다.
1인2표제인 만큼 변수가 많아 판세는 안갯속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치적 중량감과 당의 최대주주인 안철수 전 의원 측의 지지를 받는다는 측면을 고려해 '손학규 대세론'을 예상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손 후보는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는 점과, 대외 인지도가 높은 젊은 경쟁자들이 있다는 점 때문에 만만치 않은 도전에 시달릴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12일 "당원(책임당원 50%·일반당원 25%) 외에 25%를 차지하는 국민여론조사도 큰 변수"라며 "하 후보와 이 후보처럼 꾸준한 방송 출연으로 대외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한 면이 있다"고 짚었다.
1인2표제에 따른 표 분산도 주요 변수다.
예선과 달리 본선에서는 반대로 바른정당 측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국민의당 출신 당원들은 손 후보와 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지 모른다.
하지만 안 후보 측 지지를 받는 손 후보가 김 후보를 암묵적 러닝메이트로 삼을 수도 있지만, 당내 화합 행보 차원에서 러닝메이트 없이 선거운동에 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와 손 후보의 선택이 주목된다.
예선 탈락자들이 받은 표의 향배도 관심사다.
컷오프된 후보 4명은 모두 국민의당 출신이자 안철수 전 의원 측과 가깝지만, 정 후보와 권 후보가 장성민 후보와 물밑 연대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탈락자들이 받은 표의 방향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안심'(安心·안 전 의원의 의중) 논란 역시 여전하다.
현 당 지도부는 물론 출마자 다수가 당의 화학적 결합을 외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들이 노골적으로 '안철수 마케팅'을 펼쳐 당의 화합을 막고 계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컷오프 전 손 후보와 신용현 후보, 청년위원장에 단독 출마한 김수민 후보가 '안심 전선'을 구축하며 사실상 러닝메이트 체제를 구축했다는 말들이 돈 바 있다.
권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손학규 후보가 국민의당 출신의 두 여성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담했다"고 소회를 밝힌 뒤 "편 가르기"라고 비난하며 "바른정당 출신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의원의 측근들이 이들 세 사람의 출마선언 현장에 자리하고, 지난 10일 정견발표 직후 손 후보와 신 후보, 김 후보는 함께 안 전 의원 측으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 지지자와 별도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손 후보는 "여러분들이 저와 신 의원, 김 의원은 돕겠다고 하면 감사히 받습니다"라며 "곧 독일 가는 안 전 의원이 앞으로 기회를 열 수 있도록 그런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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