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 12일 백악관 주변서 집회 예고…맞불집회 충돌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작년 8월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사태를 일으켰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번에는 백악관 앞에서 1주년 집회를 예고하면서 워싱턴DC에 비상이 걸렸다.
피터 뉴셤 워싱턴시 경찰청장은 "합법적 총기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이번 집회에는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1주년 시위를 주도하는 극우 우파진영과 '맞불' 시위대가 아예 접촉하지 못하도록 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워싱턴시 차원에서도 비상센터를 운영하고 만일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별도의 집회는 예고돼 있지 않지만, 1년 전 유혈사태를 겪었던 샬러츠빌 시 당국도 비상사태 기간을 선포하고 시내 중심가 위주로 공권력을 대폭 강화한 상태다.
극우 우파진영은 워싱턴DC뿐만 아니라 샬러츠빌에도 집회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모든 인종주의에 반대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1년 전 샬러츠빌 폭력 사태는 무자비한 죽음과 분열로 이어졌다"면서 "우리는 한 국가로서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주의와 폭력적 행동을 비난한다"면서 "모든 미국인에게 평화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색인종에도 우호적이라는 점도 애써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른 트윗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의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우리가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샬러츠빌 사태 당시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맞불 시위대를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을 폈다가 거센 역풍에 휘말린 바 있다.
의회전문 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양비론을 되풀이하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백인 우월주의를 명시적으로 비판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샬러츠빌에서는 지난해 8월 12일 남부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E.리 장군 동상 철거에 항의하는 백인 우월주의 집회가 열렸고, 여기에 맞서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면서 충돌한 바 있다.
당시 충돌로 맞불집회 참석자 1명이 백인우월주의자의 차량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