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과 중국의 패권 대결의 신 각축장인 남중국해에서 미군기가 중국군으로부터 6차례 경고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만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은 미 해군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남중국해 초계비행 중 중국군의 영공 침해 경고방송을 6차례 받았다고 12일 CNN방송의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이날 초계비행에 자사의 왓슨(Ivan Watson) 기자가 동행 취재 중이었다고전했다.
왓슨 기자는 3년 전 미군기를 타고 남중국해 상공을 통과할 때 8번의 경고방송을 받았다면서 이번에도 경고방송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군기가 남중국해 공역에 진입하자 중국군이 영어로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토이므로 중국 영공을 침입한 미군기는 즉시 영공 밖으로 이탈하라'고 6차례나 경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군 조종사는 스프래틀리 제도가 남중국해 주변국의 영공 밖인 국제 공역이므로 국제법상 문제가 없고 미군기는 합법적인 군사활동을 하는 중이라고 회신한 후 중국군의 경고를 무시한 채 계속 임무 수행한 뒤 기지로 복귀했다.
미군 포세이돈 초계기는 10일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출발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상인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 수비 암초(주비자오<渚碧礁>), 미스치프 암초(메이지자오<美濟礁>), 존스 사우스 암초(츠과과오<赤瓜礁>) 상공을 통과했다.
미 초계기는 암초의 상공을 초계 비행하면서 중국이 암초에 설치한 군사 시설, 레이다 설비, 활주로 등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군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공식 트위터에 미군의 남중국해에서 자유로운 '항행과 비행' 임무 수행의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올해 미군은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수역과 공역에서 이미 6번이나 임무수행을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 전(前) 국방부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미군이 기자를 동반해 남중국해를 초계 비행한 사건은 중국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교란시키고자 하는 명백한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남중국해 지역은 유전, 천연가스 등의 자원이 풍부하고 교통과 군사의 요충지여서 많은 나라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1988년 스프래틀리 제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 기지화했다.
그 후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 인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회원국 외교 장관들은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7개 암초를 매립해 군사 요새화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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