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R 모듈이 화재 원인" 진단 맞다면 화재 진정세 보여야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이달 들어 거의 하루 한 번꼴로 벌어지는 BMW 차량 화재사고가 14일 이후 진정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결함에 따른 리콜에 앞서 14일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BMW는 이때까지 최대한 많은 리콜 대상 차량이 안전진단을 받도록 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 우편 등을 통해 안전진단을 독려하고 있다.
또 전국 61개 서비스센터를 완전 가동해 안전진단 점검을 하는 중이다.
안전진단은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내시경 장비로 EGR 모듈 등에 대해 화재 위험성을 진단하는 것이다.
이달 20일 시작될 리콜 이전에 화재 위험성이 큰 차량을 미리 걸러내 EGR 모듈 교체와 EGR 파이프 침전물 청소를 하려는 것이다.
BMW코리아는 모든 리콜 대상 차량이 안전진단을 받는다면 화재사고가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안전진단 기간에 휴가철이 낀 데다 안전진단이 의무사항은 아닌 만큼 모든 리콜 대상 차량이 안전진단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정부가 운행중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후 안전진단을 받겠다는 차주들이 크게 늘었다"며 "모든 리콜 차량에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교체용 EGR 모듈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항공편으로 이 부품을 공수해오기로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상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가 15일 이후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BMW 차량 등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화재사고 방지가 주목적이다.
안전진단 미실시 차량, 안전진단 결과 화재 위험성이 높다고 판정된 차량의 도로 운행을 원천 차단해 추가적인 화재 발생을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모두 "EGR 모듈 결함이 BMW 차량 화재사고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BMW의 처방이 정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특히 15일부터 안전진단 미실시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가 시행됐는데도 화재사고가 계속된다면 BMW의 화재 원인 진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BMW 측은 "디젤 모델에서 EGR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비율은 한국의 경우 0.10%로 전 세계 평균인 0.12%보다 낮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한국에서는 거의 하루 1회꼴로 BMW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등 체감상 빈도는 BMW의 설명과 크게 달라 "한국 판매 BMW 차량에만 다른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화재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 "BMW가 더 큰 차량결함을 은폐하기 위해 EGR 모듈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등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5일 이후 상황이 'BMW 포비아(공포증)'가 수그러드느냐, 더 확산하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그 뒤로도 화재사고가 잇따르면 BMW의 리콜 조치의 신뢰도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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