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이 사임압박"…백악관 前국장, 상황실서 육성녹음 폭로

입력 2018-08-13 06:09   수정 2018-08-13 09:48

"비서실장이 사임압박"…백악관 前국장, 상황실서 육성녹음 폭로
'트럼프 인종차별 발언' 주장한 매니골트 뉴먼, 녹음파일 공개
상황실서 휴대전화로 캘리 실장 발언 녹음…보안문제 논란될 듯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검둥이'라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백악관의 전직 국장이 이번에는 존 켈리 비서실장이 자신에게 조용히 사임하라고 압박했다며 그의 육성을 공개했다.
그러나 오히려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 백악관 상황실 안에서 한 발언이 휴대전화로 녹음된 것을 놓고 백악관의 허술한 보안 실태가 논란이 됐다.
오마로자 매니골트 뉴먼 전 백악관 대외협력국장은 12일(현지시간)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켈리 실장이 자신에게 백악관을 떠나도록 위협했다면서 20초 분량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서 켈리 실장은 "우리가 우호적인 출발을 한다면 백악관에서 보낸 시간이 국가에 대한 봉사가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당신의 명성과 관련해 미래에 어떠한 어려움도 없이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니골트 뉴먼은 "이는 명백한 협박이었다"며 "만약 이 녹음을 갖고 있지 않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백악관에서 돌아다니는 거짓이자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믿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기록했으며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백악관이 국민을 속이는 데 있어 자신도 공모범이었다고 자신을 비판하기도 했다.
매니골트 뉴먼은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어프렌티스(견습생)'에 출연한 것을 인연으로, 당시 진행자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으며, 대선 캠프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해 대외협력국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12월 켈리 실장에 의해 해임됐다.
그러나 이런 논란과는 별도로 켈리 실장의 발언이 녹음된 장소가 백악관 상황실인 것으로 드러나 휴대전화 반입 행위를 놓고 보안 논란이 불거졌다.
마크 쇼트 백악관 입법국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상황실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전화와 전자기기를 두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의 녹음 행위는 아주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롬니 맥대니얼 위원장도 "매우 부적절한 행위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자 위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데이비드 프럼 선임 국장은 "상황실 입실 전에 전자기기 소지 여부에 대한 점검이 없었다"라고 백악관의 허술한 보안 실태를 비판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상황실에 가져간다면 그곳에서 대화를 녹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려는 국가나 범죄조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매니골트 뉴먼은 곧 출간될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V 진행자 시절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인 '검둥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폭로하고,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질. 그녀는 저질인간이다"라고 비판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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