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앞 '백인우월주의' 집회 열렸지만…'맞불집회'가 압도

입력 2018-08-13 08:51   수정 2018-08-13 09:35

백악관 코앞 '백인우월주의' 집회 열렸지만…'맞불집회'가 압도
극우집회 참석자 수십명 그쳐…반대집회는 1천명 넘어
경찰 격리·통제로 충돌사태 없어…트럼프, 별도입장 표명안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샬러츠빌 유혈사태' 1주년인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일대는 백인우월주의자 등 극우단체와 이에 맞선 인종차별 반대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려 온종일 긴장이 감돌았다.
그러나 경찰의 삼엄한 경계와 통제로 양측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경찰에 연행된 시위 참가자도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사전에 광장 중앙에 바리케이드와 장벽을 쌓아 양측 집회 참가자들을 좌우로 갈라놓았다. 또 이날 오후에는 백악관 주변 주요 도로를 일제히 막고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참가자들은 상대방을 향해 욕설과 비방을 퍼붓기도 했으나, 극우단체가 세(勢)에서 크게 밀리면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유나이트 더 라이트' 등 극우단체는 집회 참석자가 4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실제로는 수십 명이 모이는 데 그쳤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에 반해 '맞불' 집회에는 1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대조를 이뤘다.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 등은 백악관에서 동쪽으로 100여m 떨어진 프리덤 플라자 광장에도 모여 음악과 춤 등 문화공연과 함께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주최한 제이슨 케슬러는 "백인의 민권 학대를 막기 위해 집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진영에서는 "나치는 집에 가라", "여기는 당신들이 있을 곳이 아니다" 등 구호가 쏟아져나왔다.
메릴랜드 프레데릭에서 온 케이틀린 무어(28)는 "인종주의는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집회에 참석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편견과 증오가 넘쳐나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슬러를 비롯한 극우 지지자 20여 명은 포기 보텀 역에서 라파예트 스퀘어까지 1.5㎞ 구간을 행진했다.
경찰은 수십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사방에서 에워싸고 함께 행진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주변과 철저히 격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주의와 폭력적 행동을 비난한다"고 밝혔으나, 이날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샬러츠빌 사태 당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맞불 집회 시위대를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을 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지난해 8월 12일 샬러츠빌에서는 남부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에 항의하는 백인우월주의 집회와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려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시위 도중 한 백인우월주의자가 반대 진영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해 헤더 헤이어(32)가 숨졌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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