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월 美원유 수입량 전달의 절반으로 급감
(서울·상하이=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차대운 특파원 =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속에 중국 국영 기업인 페트로차이나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현물의 수입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는 추가 관세를 내지 않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양을 늘리거나 미국 수입 물량을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국영 기업인 CNPC(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의 자회사다.
중국은 이달 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계획을 밝히면서 LNG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치고받기 식으로 관세 대상을 확대해왔는데 LNG가 관세 목록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이 오르는 겨울 난방철을 앞두고 나온 이 조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고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견딜 의사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번스타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LNG에서 미국산의 비중은 5.7%였다. 중국은 미국 LNG를 3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중국의 관세 부과는 미국의 가스 수출업체에도 직접적인 타격이다.
매기 쾅 블룸버그NEF 애널리스트는 "겨울이 되기 전에 관세가 부과되면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이외의 공급선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고, 그에 따라 올겨울 아시아의 선물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와 카타르, 동남아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의 7월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13일 미국의 석유 정보 제공업체인 플랫츠 통계를 인용, 7월 중국이 미국에서 69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달 수입량은 전달 1천465만 배럴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6월 미국 정부가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이어 160억 달러 어치에 추가로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는 원유를 포함한 160억 달러 어치에 같은 강도의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달 중국이 160억 달러 어치의 보복관세 발효 계획을 확정 발표하면서 미국산 원유는 대상에서 슬그머니 빠졌다.
결과적으로 고율 관세가 부과 대상이 아닌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급감한 것은 중국 원유 수입 기관들이 추가 관세 납부 불확실성 등을 우려해 미국 원유 거래를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작년 미국 원유 수출량의 23%를 수입했다. 이는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반면 에너지 수입 대국인 중국에 미국 원유는 작년 전체 수입 원유의 1.59% 수준만을 차지했다. 중국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앙골라, 이라크, 이란 등지에서 석유를 주로 수입한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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