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메이저 최종일 최저타 64타로 9년 만에 메이저 준우승

입력 2018-08-13 09:19   수정 2018-08-13 11:40

우즈, 메이저 최종일 최저타 64타로 9년 만에 메이저 준우승
전반 9개 홀 페어웨이 적중률 0%에도 3타 줄이며 선두 추격
만 43세 넘긴 내년 4월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우승 재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빨간 셔츠의 마법'이 아주 완벽히 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골프 황제'의 위엄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했다.
타이거 우즈(43·미국)가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세우며 9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제100회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기록,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우즈가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은 2009년 이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우즈는 2009년 PGA 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2년 브리티시오픈 공동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우즈는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 브룩스 켑카(미국)에게 4타 뒤진 공동 6위였다.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도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6위에서 출발, 최종라운드에서 한때 1위까지 올랐으나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우즈는 이날도 선두를 맹추격했다.
대회 마지막 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티셔츠를 입고 나온 우즈는 전반 9개 홀에서 페어웨이 적중률 0%(0/7)를 기록하고도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했다.
1번 홀(파4)부터 티샷이 왼쪽 벙커로 향했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한 우즈는 2번 홀(파4) 티샷 역시 워터 해저드 앞에 놓이는 위기에서 버디를 만들어 냈다.
6번 홀(파3)에서 한 타를 잃었으나 8, 9번 홀에서는 티샷이 모두 왼쪽 러프, 카트 도로로 향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기어이 버디를 잡아내며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집념을 내보였다.
전반 9개 홀에서 퍼트 10개로 막아내며 티샷의 불안감을 만회했다.
우즈는 13번 홀(파3) 버디로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했고 14번 홀(파4) 보기로 주춤했지만 곧바로 15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0㎝에 붙이면서 또 한 타를 줄였다.
이때만 해도 공동 선두였던 켑카, 애덤 스콧(호주)을 1타 차로 압박하며 역전 우승에 대한 가능성마저 부풀렸다.
11번 홀(파4)에서 시도한 약 8.5m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춰 서지 않고 5㎝만 더 굴러갔더라도 공동 선두까지 오를 뻔했다.



그러나 우즈의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역전 우승의 꿈은 17번 홀(파5)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이번 대회에서 3번째로 쉬운 홀로 꼽혀 반드시 타수를 줄이고 가야 했지만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리면서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우즈 역시 티샷을 한 뒤에 큰 몸동작을 해 보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홀에서 세 번째 샷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힘겹게 파를 지켰지만 이 사이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치던 켑카가 2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즈를 3타 차로 따돌렸다.
마지막 홀을 남긴 상황에서 선두와 3타 차가 되면서 사실상 우승은 멀어진 셈이 됐다.

우즈는 그래도 18번 홀(파4)에서 약 6m 거리의 버디에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고, 18번 홀 그린 주위를 에워싼 갤러리들은 환호하며 '황제의 부활'을 반겼다.
이날 퍼트 수 23개로 준수한 성적을 보인 우즈는 그러나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35.7%(5/14)에 그쳤고 그린 적중률 역시 66.6%(12/18)로 전날 83.3%를 밑돌았다.
우즈는 "최선을 다했다"며 "잘 안 된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최대한 많은 버디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 경쟁을 벌인 우즈는 "1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우즈가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퍼트를 23개만 하고, 64타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도 우승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메이저 15승에 도달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대회 우즈의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전체 36위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정확도 122위, 최대 비거리 120위 등으로 하위권으로 밀렸다.
또 결정적일 때 반드시 한 방을 터뜨렸던 전성기와 비교해 이날 17번 홀처럼 오히려 고비 때 실수가 나오는 장면들도 메이저 왕좌 탈환을 위해서는 곤란한 경우가 됐다.
우즈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오늘 켑카처럼 340야드, 350야드를 똑바로 날리고 퍼트까지 잘하는 선수라면 그를 상대로 우승하기는 쉽지 않다"고 우승자와 격차를 시인했다.
"피곤하고 배고프다"고 기자회견 마지막 발언을 마친 우즈는 2019년 4월 마스터스에서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이때 우즈의 나이는 43세 4개월이 되는데 43세 4개월이 지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최근 사례는 1990년 US오픈 헤일 어윈(당시 45세)이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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