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우리 지역 인삼 재배면적의 24%가 폭염으로 잎마름과 고사 등 피해를 입은 상태입니다. 피해 보상받을 길은 없고 답답합니다."
김포·파주 인삼조합 조재열(63) 조합장의 말이다.
경기지역에 33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잎마름이나 뿌리 고사 등 인삼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13일 경기도 농업기술원과 도내 각 지역 인삼조합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포·파주 인삼조합이 최근 관내 인삼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재배면적 250여㏊(650농가) 중 24%가 잎마름 등의 피해를 보았다.
피해는 논에 심은 저년근(1∼2년근)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면서 피해율이 1년근의 경우 55%, 2년근은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조합장은 "나도 6천평 가량의 인삼 농사를 하고 있는데 1∼2년근 3천평 가량은 거의 잎이 말라붙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도 "최근 인삼 재배지를 돌아봤는데 재배지마다 피해가 조금이나마 발생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며 "도내 인삼 재배면적의 20∼30% 정도가 폭염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도내 인삼 재배면적은 파주와 고양, 포천, 연천 등을 중심으로 총 2천624㏊에 이른다.
인삼은 8월께부터 잎이 지는 10월까지 뿌리가 많이 성장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잎이 말라 떨어지면 뿌리가 제대로 크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많이 감소한다.
인삼재배 농가들은 폭염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 등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조 조합장은 "폭염 피해는 재해 보상 대상에도 들어 있지 않아 지금으로써는 소득 감소 등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라며 "정부에서 폭염에 의한 인삼 등 농작물 피해 대책을 깊이 있게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 농업기술원은 인삼은 30℃ 이상 고온이 5∼7일간 지속하면 피해가 발생한다며 농가에 피해 최소화를 위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인삼밭 고랑에 충분한 물을 공급해 토양수분 함량을 18∼21%로 유지하고, 통풍이 원활한 개량형 울타리를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어린 인삼일수록 줄기의 약한 부분이 화상 피해를 쉽게 받는 만큼 2cm 정도 복토(흙덮기)를 해줄 것도 부탁했다.
도 친환경농업과 이문무 원예특작팀장은 "지금까지 정식 신고된 도내 밭작물 폭염 피해 면적 48㏊ 중 30여㏊가 인삼"이라며 "잎마름 등으로 인한 성장 중지 등 인삼 폭염 피해는 당장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피해 면적은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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