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가마우지 때문에 '죽음의 섬'으로 불렸던 속초 조도(鳥島)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속초시에 따르면 가마우지 배설물로 초토화됐던 조도에 푸른빛이 감도는 등 섬 상태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속초시는 오는 14일 시의회와 함께 조도 생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 속초시는 섬 생태복원을 위해 심은 해송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파도에 밀려온 각종 해양폐기물을 수거하는 등 환경정화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속초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 조도는 속초 8경 가운데 하나로 수백 그루의 해송이 자생하는 아름다운 섬이었으나 10여 년 전 갑자기 늘어난 가마우지떼에 점거당한 후에는 죽음의 섬으로 변했다.
독성이 강한 배설물에 울창했던 해송들이 대부분 고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속초시는 가마우지 배설물을 씻어내고자 산불진화 헬기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1천300여 그루의 해송 묘목을 다시 심는 등 섬을 살리기 위한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섬을 뒤덮은 가마우지 배설물의 독성이 워낙 심해 묘목이 대부분 고사하는 등 실패를 거듭했다.
섬 생태 회복은 역설적인 상황에서 시작됐다. 소나무 고사에 따른 서식 여건 악화로 가마우지가 섬을 떠나기 시작한 3년여 전부터는 섬 상태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조도에는 고사하지 않고 살아남은 해송 80여 그루와 그동안 심은 묘목 가운데 묘목 590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활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 관계자는 "섬에 서식하는 가마우지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섬 상태가 살아나고 있다"며 "속초 8경의 아름다움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섬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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