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 투자사기' 신일 경영진, 경찰서 '사기 의혹' 발뺌

입력 2018-08-13 17:43  

'돈스코이 투자사기' 신일 경영진, 경찰서 '사기 의혹' 발뺌
경찰 "대부분 변명조"…"실제 인양 계획 있었다" 주장하기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해양기술(신일그룹)과 관계사 전·현직 임원들이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의혹에 발뺌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신일그룹 류상미(48·여) 전 대표와 최용석(52) 전 대표,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이하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 모(57) 씨는 지난 9∼10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참고인 조사에서 '싱가포르 신일그룹'과의 관련성을 대부분 부인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형식상 신일그룹, 국제거래소와 별개의 법인이지만, 실제로는 돈스코이호 인양을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하고 국제거래소를 통해 판매하는 등 투자사기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회사다.
경찰 관계자는 "각 참고인의 진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변명조였다"며 "이들 대부분은 신일그룹과 국제거래소,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사실상 한 회사였다는 사실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실제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계획이 있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일그룹이 불과 1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돼 배를 인양할 자금이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 대비되는 주장이다.
최 전 대표와 허씨는 류상미씨의 동생이자 돈스코이호 투자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의심받는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전 대표 류승진씨와의 관계를 묻자 "이번 일을 통해 아는 사이이며 몇 번 만났다"며 친분을 부인하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참고인 조사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는 동시에 신일그룹과 국제거래소의 자금 흐름 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투자금을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국제거래소 대표 유 모(64) 씨의 계좌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유씨의 계좌 분석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압수물 분석을 마치면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유씨에 대해 피고발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경찰은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류승진씨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소재를 쫓고 있다. 누나인 류상미씨는 "동생이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고, 나머지 참고인들은 류승진씨의 소재를 잘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그룹은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라는 문구를 내세워 이 배를 인양하면 막대한 수익이 보장된 것처럼 홍보해 SGC를 발행하고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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