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소방관 2명 참변…경기도지사장으로 엄수 예정
(김포=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이렇게 힘든 일하는 사람이 맞느냐 의심할 정도로 다들 너무 착한 대원들이었는데…"
구조 출동 중 실종된 동갑내기 소방관 2명이 하루 만에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온 13일 경기도 김포대교 인근 현장 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한 119 대원들은 충혈된 눈시울을 비비며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나 믿음직했던 동료 둘을 한번에 삼켜버린 강가에는 습기를 머금은 바람만 세차게 불었다.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한 소방관은 "다들 어디 시골에서 평화롭게 농사짓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만큼 순하고 착한 대원들이었다"며 "성격은 물론이고 일까지 잘해서 같은 동료끼리도 평판이 좋았다"고 숨진 오모(37) 소방장과 심모(37) 소방교를 떠올렸다.
숨진채 발견된 오 소방장과 심 소방교는 이들에게 듬직한 동료이자 친구였다.
특히 오 소방장과 심 소방교는 각별한 인연이었다. 둘다 같은 날인 2012년 6월 4일 임용돼 소방관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구조 활동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아 나란히 연말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기도 했다.
미혼인 오 소방장은 항해사 특채로 임용돼 지난해 11월까지 쭉 양평 수난구조대에서 일한 수난구조 전문대원이었다. 이후 곧바로 김포서 수난구조대로 옮겨 계속 수난구조대원으로 일했다.
심 소방교 역시 6년 넘게 김포소방서에서 일해 이 지역 특성을 꿰뚫고 있는 베테랑이었다. 게다가 올해 4월 돌잔치를 치른 생후 16개월 쌍둥이 아들을 남겨둔 채 숨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같은 날 소방관이 된 이들은 전날 한강 하류에서 구조 활동에 나섰다가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됐다.
모두가 이들의 극적인 생환을 바랐지만 기적은 없었다.
이들의 장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장례위원장을 맡고 경기소방본부가 주관해 경기도지사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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