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핵'보다 '현재의 핵' 동결로 구체적 행보 보일 필요 있어"
"미국, 종전선언에 당연히 응해야…폼페이오 4차방북때 돌파구 기대"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4일 "북한은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의 생산활동부터 중단한 뒤 이를 신고·사찰할 수 있도록 하고, 미국은 당연히 종전선언에 응해야 한다"며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문제를 푸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해체 등 '미래의 핵' 활동을 유보·중지하고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것은 '현재의 핵'의 생산을 중단하고 신고·사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문 특보의 이 같은 언급은 현재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의 선후관계를 둘러싼 북미간 협상의 교착 국면을 풀려면 '신고·사찰'의 범위를 놓고 북미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특보는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미사일 전체 리스트를 신고하기 보다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고 신고·사찰을 허용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게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나도 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특히 "북한은 '미래의 핵' 활동을 동결하면서 '현재의 핵' 역량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으로서는 지금 북한이 만들어놓은 핵물질과 핵시설 등 '현재의 핵'에 대한 구체적 행보부터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는 것에서부터 구체적인 행보를 보여야 하고 미국은 당연히 종전선언에 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특보는 이어 "양측이 앞으로 협상을 통해 타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달 내로 평양에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번 4차 방북을 통해 양측이 문제를 풀고 돌파구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특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르면 내주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평양과 워싱턴이 어떤 종류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어떤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북측에 계속 말해왔다"고 강조하고 "우리 정부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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