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간토 일부 지역 가뭄으로 취수제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은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지만 올여름엔 특히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와 잇단 태풍 상륙 또는 접근으로 호우가 자주 내려 심각한 비 피해를 입었다. 열도 각지가 기록적인 강우량을 보였지만 일부 지역은 예년에 비해 극단적으로 비가 적게 내려 일상생활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NHK에 따르면 야마가타(山形)현 사가에(寒河江)시에서는 지난 2일 기우제가 열렸다. 현지 농민 등 80여명이 참가해 간절하게 비를 내려달라고 빌었다. 이날 기우제는 농민들의 호소로 현지 농협(JA)이 주관했다.
야마가타현 사가에시를 포함한 니시무라야마(西村山) 지방에는 5월 말께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7월 강수량은 평년의 30% 정도에 그쳤다. 농사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모가미(最上)강과 사가에강에서 펌프로 물을 끌어대기도 했지만 논이 마르는 걸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가에니시무라야마 농협의 세이노 무쓰히코(?野睦彦) 영농기획과장은 "신에게라도 매달리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기우제 덕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야마가타현에는 5, 6일 이틀간 단속적으로 강한 비가 내려 주택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지만 사가에시의 물 부족은 대부분 해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일본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후인 7월14일부터 8월12일까지 한 달간 강수량은 니가타(新潟)현 무라카미(村上)시의 경우 8.5㎜로 예년의 8%에 불과했다. 후쿠시마(福島)현 니시아이즈마치(西?津町)는 4.4㎜로 예년의 3%, 가나자와(金澤)시도 5㎜로 예년의 3%, 후쿠이(福井)시는 9.5㎜로 6% 등으로 예년의 10%에도 미달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호우피해가 극심했던 서일본 지역에서도 마쓰에(松江)시가 4㎜로 예년의 3%, 히로시마(廣島)현 미요시(三次)시가 7.5㎜로 평년의 4%, 야마구치(山口)시와 나가사키(長崎)시도 각각 예년의 12%와 14%에 그치는 등 지역별 편차가 컸다.
장기간 비가 오지 않은 지역은 댐 저수율도 낮아졌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기누카와(鬼怒川) 상류에 있는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가와마타(川?)댐과 이카리(五十里)댐 등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4개댐은 6월 이후 강수량이 적어 7월27일 현재 저수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바람에 이바라키(茨城)현에서는 지난달 10일부터 농업용수, 도치기현은 수도용수와 농업용수, 공업용수에 대해 10%의 취수제한을 하고 있다.
시코쿠(四國)의 가가와(香川)현과 도쿠시마(德島)현의 주력 수원인 사메우라(早明浦)댐도 저수율이 내려가 이달 12일부터 가가와현이 20%, 도쿠시마현은 15.3%의 취수제한을 하고 있다. 가가와현의 경우 현청사 내 300여개에 이르는 세면장 수도꼭지의 수압을 낮추고 현이 운영하는 공원 등지의 분수운영을 중지하는 등 절수대책을 시행중이다.
강수량 부족의 영향은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야마가타현 요네자와(米?)시는 여름에 시가 운영하는 수영장 영업을 10일 중단하는 한편 13일부터는 시내 모든 초등학교의 방학중 수영장 개방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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