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야간산행 중인 여성 등산객과 견주를 공격하려던 멧돼지와 혈투를 벌여 중상을 입은 강아지 '태양이'를 돕고 싶다는 온정이 답지하는 가운데 견주 측이 치료비 지원을 정중하게 사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양이 주인인 부산 소림사 여신도 김모(63) 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태양이가 많이 다쳐 무척 마음이 아프다"며 "현재 계속 치료를 받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항간에 떠도는 '돈이 없어 태양이를 치료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며 통원치료를 계속하고 있다"며 "멧돼지에게 물려 인대를 다친 오른쪽 뒷다리에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치료비 지원 문의에 대해 김씨는 "관심은 고맙지만 태양이를 돕고 싶다는 마음만 받겠다"며 "태양이 주인인 만큼 치료는 제가 하겠다"고 덧붙였다.
1년 전 입양해 김씨가 절에서 키워온 '코카 스파니얼' 종인 태양이는 김씨 손자와 소림사 신도에게 인기 애완견이다.
김씨는 사람을 살리려고 태양이 목줄을 풀었다는 동물 경시 비판에 대해 "눈앞에 큰 멧돼지 3마리가 등산객을 위협하는 것을 보니 덜컥 겁이 났다"며 "혼자 나서기 무서워서 태양이랑 같이 멧돼지를 내쫓으려 했고 막대기로 내리쳤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씨는 "절방까지 들이닥친 멧돼지와 필사적으로 싸운 태양이 덕분에 등산객도 나도 살았지만 태양이가 많이 다쳐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태양이 치료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태양이의 분투로 피해를 면한 여성 등산객에게 당시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자신이 119에 신고했고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태양이는 지난 9일 오후 9시 20분께 부산 금정산 소림사 인근 산길에 나타나 절방까지 난입한 멧돼지와 맞붙어 여성 등산객과 김씨를 구하는 과정에서 멧돼지에 물리는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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