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상트페테르부르크 1만㎞ 연결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글로비스[086280]가 국내 최초로 러시아 극동∼극서 구간에 정기 급행 화물열차를 운영하며 북방물류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약 1만㎞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주 1회 블록트레인(Block Train, 급행 화물열차)으로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그동안 이 구간에 여러 기착지를 거치는 TSR 완행 물류는 있었지만, 블록트레인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는 현대글로비스가 처음이다.
기존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TSR 화물 운송은 부정기적인 싱글트레인(Single Train)이 주를 이뤘다.
싱글트레인은 복수의 기착지와 터미널을 거치며 운행하는 방식으로, 화물 운송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목적지까지 충분한 화물이 확보돼야 열차가 출발하기 때문에 정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와 달리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블록트레인 방식은 기착지 없이 화물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급행으로 연결, 화물을 한 번에 실어 목적지까지 직송해 물류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종 도착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 슈샤리역이 컨테이너선 터미널과 가까워 발트해∼북해를 활용한 서유럽 근해 해상운송과 연계하기 쉬운 것도 강점이라고 현대글로비스는 소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장시간이 걸리는 해상운송과는 별도로 철로를 이용한 정기적인 급행 물류 경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수출입 기업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빠르고 안정적인 화물 운송을 통해 기업들의 수출입 물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초도 물량으로 수주한 러시아 현대차[005380] 공장 공급용 자동차 반조립 부품(KD) 64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를 화물열차에 실어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출발시켰다.
TSR 사업에 따라 이들 부품을 부산항에서 컨테이너선에 선적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운송하고, 이후 TSR로 환적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슈사리역에 최종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총 22일이다.
TSR 사업 이전에 해상운송 방식으로 러시아 현대차 공장에 화물을 공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운송 거리와 기간이 모두 절반가량 단축되는 것이라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첫 열차 출발과 함께 진행된 발차 기념행사에는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윤준호 의원, 이석배 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드미트리 표도르비치 러시아 연해주 부지사, 게르만 마슬로프 페스코 운영총괄임원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김정훈 사장은 "이번 사업의 완벽한 수행을 위해 지난 3년간 다각도에서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면서 "회사가 보유한 선진 물류 기법을 TSR 물류에 적용해 수출입 기업들에 한 차원 높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유럽 현지 영업을 더 강화하고 신규 고객사를 발굴, TSR 운송 물량을 계속 늘려나가 향후 북방물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유라시아 철도 물류 활성화란 장기 계획에 따라 TSR과 중국 동부∼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TCR) 연계 사업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와 중국 철도를 연계함으로써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대륙 철도망을 하나로 활용해 물류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유라시아 철도 물류사업에는 현대글로비스가 지난 2015년 인수한 유럽 물류기업 아담폴의 인프라가 활용될 전망이다.
아담폴은 폴란드 동부 국경지대인 말라쉐비체에 물류 기지와 컨테이너 야드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TSR과 TCR 간의 물류허브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전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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