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 신청서 제출…어깨 상태 안 좋아 20일 트라이아웃엔 불참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성공한 기업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야구단 구단주, 그리고 미국 독립리그 마운드에도 오른 너클볼 투수. 허민(42) 전 고양 원더스 구단주가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에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국프로야구의 문을 두드린다.
15일 KBO 관계자에 따르면 허민 전 고양 원더스 구단주는 해외 아마추어·프로 출신 선수와 고교·대학 중퇴 선수를 대상으로 오는 9월 10일에 개최될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이번 드래프트 참가신청은 지난 11일 마감했다.
KBO는 신청서 검토 후 결격 사유가 없는 선수에 한해 오는 20일 공개 테스트인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서류를 살펴 자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KBO는 허 전 구단주에게 드래프트 일정 등을 안내했다.
다만 허 전 구단주는 지난 9일 드래프트 참가신청서를 제출할 때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트라이아웃에는 참가하지 못한다면서 병원 진단서를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야구부 투수 출신인 허민 전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유명하다.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이 인생과 닮아 너클볼을 좋아한다'던 허 전 구단주는 2009년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너클볼 투수인 필 니크로를 찾아가 너클볼을 배운 적도 있다.
대학 졸업 후 게임업체를 설립해 기업인으로 성공한 그는 2011년 12월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매년 사비로 30억원 이상을 구단에 투자했다.
고양 원더스는 2014년 말 해체될 때까지 3시즌 동안 KBO 퓨처스(2군)리그 팀과 번외경기를 치르면서 22명의 선수를 다시 프로구단에 입단시키는 등 한국 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의 벽 앞에서 좌절한 선수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열어주던 허 전 구단주는 2013년에는 직접 자신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미국의 독립리그인 캔암리그의 록랜드 볼더스에 정식 선수로 입단한 것이다. 당시 고양 원더스 구단은 '국내 너클볼 투수 사상 첫 미국 진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36년 창설된 캔암리그는 뉴욕 인근의 3개 팀과 캐나다 동부 2개 팀 등 5개 팀이 연간 100경기를 치르며 마이너리그의 싱글A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허 전 구단주는 그해 9월 2일 캔암리그 뉴어크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마침내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그는 3이닝 5실점의 성적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미국 야구 기록 전문 웹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허 전 구단주는 2015년까지 3시즌 동안 총 4경기에서 17이닝을 던져 1승 2패, 평균자책점 12.18을 기록했다.
2014년 5월 27일 퀘벡 캐피탈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서는 6이닝 6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팀이 12-9로 승리하면서 데뷔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KBO에 따르면 허 전 구단주는 해외 아마추어 선수 출신으로 이번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서울대 등록선수였던 허 전 구단주는 신인드래프트가 아니어도 육성 선수 계약 등을 통해 프로구단 입단이 가능하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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