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주둔 유엔평화유지군 참여 브라질 군인들에 의해 유입 추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아이티를 거쳐 브라질로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에 있는 오스바우두 크루스 의료재단(Fiocruz)의 연구진들은 소두증 감염 경로를 추적한 끝에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원들은 아이티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에 참여한 브라질 군인들에 의해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브라질은 2004년 2월 말 아이티에서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같은 해 6월부터 설치된 유엔평화유지군을 지휘해 왔다. 이후 브라질은 유엔평화유지군 임무가 종료된 지난해 8월까지 3만6천여 명의 병력을 아이티에 교대로 투입했다. 브라질의 아이티 파병은 19세기에 벌어진 파라과이 전쟁(1864∼1870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극성을 부렸으며 2016년에 보고된 감염 환자는 26만 명을 넘었다.
2016년에 유아 1천 명당 사망은 14명을 기록하면서 1990년 이래 이어진 유아 사망률 감소세가 중단됐다.
브라질의 유아 1천 명당 사망은 1990년 47.1명을 기록한 이후 2015년까지 연평균 4.9% 정도씩 감소세를 지속했다.
브라질에서 확산한 지카 바이러스는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콜롬비아 등으로 번지면서 중남미 지역 전체를 공포에 빠뜨렸다.
브라질 보건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2015년 11월 지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역활동을 벌였으며,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눈에 띄게 줄어든 2017년 5월에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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