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하루 동안 쿠바 전역에서 첫 무료 서비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를 맞은 쿠바에서 '개혁개방'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쿠바 정부가 1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약 500만명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무료 인터넷 사용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이날 서비스는 쿠바 정부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기에 앞서 약 8시간 동안 제공된 시험 서비스였다.
이로 인해 이날 하루 동안에는 쿠바 전역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졌다.
반체제 블로거인 요아니 산체스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트윗을 날릴 수 있게 됐다면서 트위터에 "시민의 승리"라고 적었다.
아바나 거리에도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는 인터넷 연결 속도가 평소보다 느리다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매우 즐거워하는 광경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택시 운전사 안드레스 페레사는 "공공 와이파이 장소에 가지 않고도 해외에 있는 가족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체제인 쿠바는 인터넷 정보 확산을 우려한 당국의 규제, 미국의 오랜 경제 제재 등으로 인해 인터넷 접속 환경이 매우 안 좋은 국가 중 한 곳이다.
와이파이 연결이 되는 공공장소가 수백 곳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월 평균 임금이 30달러에 불과한 쿠바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시간당 약 1달러를 내야 한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관광객을 위한 호텔 등 매우 제한된 장소에서만 접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쿠바 정부가 사이버 카페나 와이파이 공공 서비스 장소 등을 늘려가면서 인터넷 서비스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특히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권좌에서 물러나고 지난 4월 '혁명 후 세대'인 미겔 디아스카넬이 새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쿠바식 개혁개방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는 쿠바의 인터넷 접속환경 개선을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쿠바 정부는 그러나 이번 시험 서비스를 거쳐 정확히 언제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지, 요금은 얼마나 될지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국영 통신 독점 기업인 에텍사는 이미 기업이나 대사관 등 관공서에 4기가 바이트당 월 45달러의 요금을 받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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