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주니어육상 남자 100m 우승자 조흐리는 이미 국민 영웅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다행히 조흐리의 집은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다."
조코 위도도(57)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진 피해를 본 롬복 섬을 방문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위도도 대통령은 14일 롬복 섬을 방문해 피해 복구 현장을 돌아봤다. 그리고 100m 유망주이자, 이미 인도네시아 육상 영웅으로 떠오른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18)의 집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 정부가 지어준 조흐리의 집을 방문했다. 다행히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전하며 "조흐리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고향에 희망을 안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10대 스프린터 조흐리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조흐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얼굴'로 통한다.
인도네시아 취재진과 자원 봉사자들이 꼽은 '인도네시아 최고 스포츠 스타'도 조흐리다.
조흐리는 7월 11일 핀란드에서 치른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10초18의 기록으로 남자 100m 챔피언에 올랐다. 조흐리 이전에는 인도네시아 선수가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 나선 사례도 없었다.
인도네시아 남자 100m 기록은 10초17이다.
인도네시아는 조흐리에게 자국 기록 이상을 원한다.
동시에 "조흐리는 아직 어리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너무 큰 부담을 주지 말자"라는 여론도 생겼다.
조흐리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다. 4남매 중 막내였던 조흐리는 신발을 살 돈이 없어 롬복 섬에서 맨발로 훈련했다.
2017년 4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자 큰 누나에게 40만 루피아(한화 약 3만1천원)를 받아 스파이크를 샀던 일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조흐리를 향한 인도네시아 팬들의 애정은 더 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조흐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조흐리가 2017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자 위도도 대통령은 그를 초청해 식사를 함께했다. 그리고 정부가 나서 롬복 섬에 집을 지어줬다.
롬복 섬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진 피해를 보면서 '극복의 아이콘' 조흐리를 향한 기대는 더 커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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