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금지조치 이후 전 세계 폐기물 유입으로 몸살을 앓아온 태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일간 더 네이션이 16일 보도했다.
태국 정부는 전날 관계 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전자제품 및 플라스틱 쓰레기가 유발하는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유해 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자제품 폐기물은 411종이 수입 금지대상이며,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떤 종류도 수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태국 자원환경부의 방침이다.
수리 및 재활용 목적의 중고 통신기기와 복사기는 수입 금지대상에서 제외된다.
수라싹 깐차나랏 태국 자원환경부 장관은 쓰레기 수입 금지로 재활용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환경과 공중보건이 이윤과 산업 발전에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원 재활용 업계가 규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오염을 통제할 방법이 있다면 관련 규정을 바꿀 수 있는 만큼 제안해달라"고 덧붙였다.
태국 세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수입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와 전자제품 폐기물 규모는 21만2천t으로 지난해 연간 수입량 14만5천t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본국으로 직접 전자제품 폐기물을 들여가지 못하는 중국 업자들이 현지에 무허가 업체를 세우고 불법 수입을 하면서, 같은 기간 전자 쓰레기 수입량은 5만2천200t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입량(6만4천400t)의 81%에 해당한다.
또 전세계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사용량이 가장 많은 국가 가운데 하나인 태국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훼손도 심각하다.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거대한 쓰레기 섬을 이뤄 바다를 떠다닌다.
지난 6월에는 말레이시아 접경지 인근 바다에서 구조됐다가 죽은 돌고래의 뱃속에서 비닐봉지 80장이 쏟아져 나왔고, .같은 달 동부 짠타부리 주의 해변에 떠밀려온 녹색 거북의 뱃속에서는 플라스틱과 고무밴드, 풍선 조각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태국 오염 통제청 집계결과 연간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200만t으로 전체 쓰레기의 12%에 달한다.
미국 환경보호단체인 오션 컨서번시는 2015년 보고서에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과 함께 태국을 세계 최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투기 국가로 분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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