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 신라 산상 군사도로 옥천서 발견(종합)

입력 2018-08-16 15:53   수정 2018-08-16 20:40

7세기 신라 산상 군사도로 옥천서 발견(종합)
길이 322m, 폭 5.5m, 깊이 90㎝…수레바퀴 흔적 뚜렷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능선을 따라 조성한 신라시대 산상 군사도로 유적이 충북 옥천에서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원장 장준식)은 의료기기 산업단지 부지인 옥천군 옥천읍 서대리 산 50-5번지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7세기 무렵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도로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를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단은 "문헌과 출토 유물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늦어도 7세기 이후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기 위해 조성한 군사도로, 즉 관도(官道)로 추정된다"며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도로인 관도가 신라 수도 경주가 아닌 지방에서 확인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신라 도로 유구는 해발 150∼160m 정도인 능선 정상부에서 남동-북서 방향으로 직선에 가깝게 곡선을 그리는 형태다. 규모는 길이 322m, 폭 5.2∼5.6m, 최대 깊이 90㎝이다.
도로는 U자형으로 땅을 파내 만드는 굴토(掘土) 기법과 흙을 켜켜이 다지면서 쌓은 성토(盛土) 기법을 고루 사용해 조성한 것으로 조사됐고, 배수를 위해 도로 끝에 설치하는 도랑인 측구(側溝)는 대부분 유실된 상태였다.
노면에서는 바퀴 사이 너비가 110∼170㎝인 수레바퀴 흔적을 비롯해 사람과 동물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보면 옥천은 신라가 554년 백제 군사 3만 명을 궤멸했다는 관산성이 있던 곳"이라며 "이후에도 백제와 신라가 치열하게 싸웠고,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660년에도 신라 진군로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국사기에 언급된 보은·옥천 방면에서 공주에 이르는 군량 운송로인 웅진도(熊津道) 일부일 수도 있다"며 "정상 부근에 직선에 가깝게 도로를 낸 것을 보면 군수물자를 쉽고 빠르게 운송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물은 통일신라시대 토기 조각과 고려청자, 조선백자 조각이 다양하게 출토돼 신라부터 조선 전기까지 군사상 도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다만 1896~98년 무렵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작성한 지형도에는 이 길이 '소로'(小路)로 표시됐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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