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차들 곤두박질"…伊 교량 붕괴 생존자들 증언

입력 2018-08-16 18:04   수정 2018-08-16 18:08

"눈앞에서 차들 곤두박질"…伊 교량 붕괴 생존자들 증언
전 축구선수 추락했지만 기적처럼 큰 부상 안 입어…아이 안고 뛴 엄마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일어난 모란디 교량붕괴 사고의 사상자를 찾는 작업이 사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들의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세리에A 칼리아리에서 골키퍼로 뛰었던 다비데 카펠로는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가 기적처럼 살아남았다.
그는 프랑스 BFM 방송 인터뷰에서 "큰 소리를 듣고 나서 내 앞에 있는 차들이 떨어지는 걸 봤다"며 "길이 무너지는 걸 봤고 나도 그 차들과 함께 추락했다.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펠로는 작은 상처만 몇 군데 입었다. 차가 커다란 콘크리트 블록과 블록 사이로 추락했는데 산더미처럼 쌓인 콘크리트 더미들이 일종의 보호대 역할을 했다.




이름을 레오닌이라고 밝힌 프랑스인 변호사는 프랑스엥포 방송 인터뷰에서 "주탑이 완전히 오른쪽으로 기우는 순간 막 다리에 들어서고 있었다"고 말했다.
레오닌은 남편,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차에 있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아챘다. 차를 거꾸로 돌린 뒤 문을 열고 아들을 카시트에서 꺼낸 뒤 터널 입구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모로코 출신 트럭 운전사인 아피피 이드리스(39)는 "녹색 탱크로리가 내 앞에서 멈춰선 뒤 방향을 바꾸는 걸 보고 나도 멈춰섰다"며 "트럭 문을 잠그고 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콘크리트 잔해 아래에 있을 수 있는 실종자들을 계속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몇 명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살비니 장관은 "휴가철이라 연락이 안 되는 사람들이 사고를 당한 것인지 단순히 연락이 안 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잔해 아래 매몰된 사람들이 극소수이길 바란다면서 "기적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발생한 모란디 교량붕괴 사고로 16일 오전까지 39명이 사망했다. 교량 상판은 지상에서 100m 정도 높이에 있었다.
제노바 당국은 실종자 신고를 받고 있지만 차가 정확히 몇 대나 추락했는지 집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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